▲ 2015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중국인 투유유 교수. (사진출처: 뉴시스)

중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학자, 세계가 인정
박사학위·원사·유학경험 없는 ‘삼무 과학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탁월한 항암효과를 가졌다는 연구 발표로 ‘개똥쑥(靑蒿, 칭하오)’이 큰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까지 갖고 있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개똥쑥 덕분에 중국은 올해 노벨의학상을 거머쥐게 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가 5일 발표한 ‘2015 노벨 의학상’ 수상자에는 중국 전통 약초 서적을 연구해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낸 투유유(屠呦呦, 여, 85)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가 포함됐다.

투유유 교수는 중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고, 여성으로서는 역대 12번째로 이 상을 받았다.

투유유 교수는 동서양 약품을 결합해 신형 항말라리아제인 아르테미시닌을 개발해 말라리아 환장의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라리아는 해마다 100만~300만명의 목숨을 빼앗는 중요한 질환이며 말라리아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도 투유유 교수를 포함해 5명이나 된다. 이 때문에 누군가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한다면 다섯 번째 노벨상 후보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투유유 교수가 바로 이 다섯 번째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투유유 교수는 지난 2011년 9월에도 노벨상의 전 단계로 알려진 미국의 레스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연구팀은 항말라리아 효과가 있는 100% 개똥쑥 추출물을 발견하기까지 무려 190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투유유는 중국전통의학연구원 종신연구원 겸 수석연구원으로 칭하오쑤(靑蒿素, 아르테미시닌) 연구개발센터 주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수차례 원사(과학·이공 계통의 최고 권위자에게 주는 명예호칭) 선정에서 낙선했으며, 박사학위가 없고 외국 유학 경험도 없어서 ‘삼무(三無) 과학자’로 불렸다.

투유유 교수와 함께 올해 노벨의학상을 탄 학자는 기생충 치료 약물 개발에 기여한 아일랜드 출신의 윌리엄 캠벨(85) 미국 드루대학 교수와 일본의 오무라 사토시(80) 일본 기타자토대학 명예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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