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환자 후송하던 구급대원 2명 체포"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알아말 병원에서 환자를 대피시키는 구급대원. (출처: 연합뉴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알아말 병원에서 환자를 대피시키는 구급대원. (출처: 연합뉴스)

최근 이스라엘군이 진입 작전을 벌인 대형병원 외에도 가자지구 남부의 또 다른 병원이 끊임없는 공습 속에 기능을 상실했다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OCHA는 이날 유엔 제네바사무소 대변인실에 전달한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남부 핵심 도시인 칸 유니스의 알아말 병원이 현재 기능을 잃은 상태라고 밝혔다.

알아말 병원은 지난 15일 이스라엘군이 진입한 대형병원인 나세르 병원과 더불어 하마스 세력이 잠입했다고 이스라엘군이 의심하는 병원이다.

가자지구에서 유일한 대형병원으로 남아 있던 나세르 병원은 진입 작전 후 대다수의 환자와 의료진이 대피하면서 제 기능을 못 하게 됐다.

나세르 병원만큼의 규모는 아니지만 환자를 받아 진료하던 알아말 병원도 결국 비슷한 사정에 처했다는 게 OCHA의 설명이다.

OCHA는 "알아말 병원은 이스라엘군의 군사 활동이 끊이지 않았다"며 "지난달 22일부터 최근까지 공격 40건이 발생했고 최소 25명이 숨진 곳"이라고 전했다.

알아말 병원은 더는 의료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 25일 후송이 시급한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임부 1명과 산모 1명, 신생아 1명을 포함해 24명이 후송됐다고 OCHA는 설명했다.

후송 과정에서도 사건이 빚어졌다. 이스라엘군이 구급 차량에서 환자와 직원들을 강제로 내리게 한 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소속인 구급대원 2명을 체포했다는 것이다.

OCHA는 "이스라엘군은 모든 구급대원의 옷을 벗긴 채 검문을 했고 환자와 호송 인력들은 7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서 검문이 끝나길 기다려야 했다"며 "연행됐던 구급대원 3명 가운데 1명만 풀려나 2명은 구금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체포된 구급대원들의 개인 정보를 사전에 이스라엘군에 모두 알려주고 호송 업무를 시작했지만 검문은 그대로 이뤄졌다"며 "앞서 구금된 알아말 병원 의료진과 추가로 체포된 구급대원들을 즉각적으로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국경없는의사회 직원과 가족들이 있던 구호시설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있었고 이 단체 직원의 가족 2명이 숨지기도 했다고 OCHA는 말했다.

OCHA는 "알아말 병원에는 위독한 상태가 아니어서 즉각 후송되지 않은 환자 31명이 남아 있다"며 "가자지구에서 필요한 인도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이스라엘군은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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