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 김기태 감독에게 배운 리더십

권위 대신 소통과 신뢰, 조화 이룰 것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KIA 타이거즈 이범호(42) 감독은 KBO리그 최초 1980년대 생 사령탑이다.

이 감독은 나이만큼이나 이전 세대와는 다른 신선한 리더십으로 야구계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감독은 호주 캔버라에서 진행한 KIA의 1차 스프링캠프 도중 지난 13일 타격 코치에서 감독으로 전격 승격됐다.

이 감독은 2차 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현으로 넘어가기 위해 일시 귀국한 21일, 인천공항에서 처음으로 전체 언론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 감독의 일성은 선수와 코치들에게 보내는 무한 신뢰였다.

인터뷰를 하는 이 감독의 모습에서 그를 지도했던 김인식 전 한화 이글스 감독, 김기태 전 KIA 감독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김인식 전 한화 감독과 이범호 선수 시절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인식 전 한화 감독과 이범호 선수 시절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인식 전 감독은 ‘믿음의 야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김기태 전 감독은 LG 트윈스와 KIA 사령탑 시절 ‘소통’의 대명사로 통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인식 전 감독과 한화에서 2004∼2009년 6년간, 김기태 전 감독과는 KIA에서 2015∼2019년 4년 여 호흡을 맞췄다.

2000년 한화에서 데뷔해 10년을 뛰고 2010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부터 KIA에서 9년을 더 뛰었다. 꾸준히 홈런을 친 장타자였다.

이 감독은 두 전직 감독과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다.

김인식 전 감독이 지휘하던 시기 4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쳐 한국을 대표하는 슬러거로 발돋움했다.

김기태 전 감독과 의기투합하던 때에는 2016년 시즌 최다 홈런(33개)을 날렸다. 이듬해에는 프로에서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범호 감독이 다짐하는 신뢰와 소통의 리더십은 이 두 감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난 초보 감독이지만 우리 선수들은 베테랑이다. 선수들을 믿고 즐겁게 해나가겠다”며 몸을 낮췄다. 

김기태 전 KIA 감독과 선수 이범호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기태 전 KIA 감독과 선수 이범호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KIA의 취약 포지션으로 1루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답했다. 

“우리 1루수 경쟁 선수들의 실력이 다른 구단 선수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구단 선수들 보다 자신의 포지션에서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우리 팀에 모였다.”

장타자로 성장할 변우혁과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환을 시도하는 이우성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감독은 “항상 감독은 약점이 없다고 생각하고 팀을 운영해야 한다고 본다”며 지도자로서의 원칙도 밝혔다.

“외국인 선수, 젊은 선수, 고참 선수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겠다. 팀이 연패에 빠지고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해서 그 분위기 자체를 다운시키고 싶은 생각은 솔직히 없다.”

감독의 기분에 따라 선수들의 사기와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팀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많은 분야에서 세대 교체 바람이 불고 있고, 이 감독도 그 중심에 서 있다. 

신선하고 창의적인 새로운 리더십 문화가 기대된다.

믿음과 소통, 조율의 3대 원칙을 공언한 이 감독의 KIA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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