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펀드결성 동향발표
코로나 이전 대비 35% 증가
서비스 분야 투자↓ 딥테크↑
정부, 투자재원 확충 나선다
오영주 “정책수단 등 총동원”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정책방향 브리핑 및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정책방향 브리핑 및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10조원을 넘으며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인 2020년 대비 35% 증가하는 등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투자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로봇 등 딥테크 분야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일 ‘2023년 국내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을 발표하며 지난해 벤처투자 규모가 10조 9133억원(투자 건수 7116건), 펀드 결성 규모는 12조 762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벤처투자회사 등과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을 모두 포함한 실적으로, 코로나 이전 최고치인 2020년 대비 벤처투자 규모는 35%, 펀드 결성 규모는 58% 증가한 규모다. 2020년 벤처투자액은 8조 962억원이었다.

다만 2021년, 2022년 대비로는 1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벤처투자액은 2021년 15조 9371억, 2022년 12조 4706억원, 투자 건수는 2021년 8063건, 2022년 7470건 대비 줄어들었다. 2021~2022년의 경우 유동성 확대 등으로 각국 벤처투자가 이례적으로 급증했던 만큼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중기부 분석이다.

국내 벤처투자 현황. (중소벤처기업부) 2024.02.20.
국내 벤처투자 현황. (중소벤처기업부) 2024.02.20.

실제 지난해 연중 회복세는 지속됐다. 1분기 1조 8000억원이던 투자액은 2분기 2조 7000억원, 3분기 3조 2000억원, 4분기 3조 30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하반기를 비교해보면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2022년 대비 33% 증가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주요 투자 대상으로는 코로나19 관련 업종이던 비대면·바이오 대신 AI·반도체·로봇 등 딥테크 분야가 주목받았다.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투자액은 각각 36%, 43% 감소한 반면 ‘ICT 제조’ ‘전기·기계·장비’ 등 딥테크 관련 업종 투자액은 전년 대비 각각 63%, 40% 급증했다.

연간 펀드 결성액은 12조 8000억원인데, 1조 7000억원이던 1분기 실적이 2분기 3조원으로 82% 늘어나는 등 4개 분기 연속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비록 2022년 17조 7000억원 대비 28% 줄었으나, 2008년 이후 연평균 18% 늘면서 중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에서도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달러 환산 시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2020년 대비 22% 증가했으나 미국(1% 감소), 유럽(4% 증가) 등에 비하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정부는 올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벤처투자·펀드결성 등 총력 지원에 나선다. 중기부는 모태펀드 출자예산 9100억원 전액을 1분기에 출자하는 등 정책금융 마중물을 신속히 투입한다. 또 민·관이 함께 조성하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도 민간 출자자 의견수렴 및 구체적인 출자 협의를 조속하게 진행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 국내 벤처캐피털(VC)이 해외 출자자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투자경력(트랙레코드)을 쌓을 수 있도록 모태펀드의 ‘글로벌펀드 출자사업’에서 외국 VC와 공동으로 운용하는 자펀드의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해외 주요국 대비 우수한 회복 역량을 보여줬다”면서 “업계에서도 올해 투자 계획을 전년 대비 늘리는 등 향후 시장 상황이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현장 의견이 상당한 만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