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한 러 대사 초치… ‘尹의 北발언 편향적’ 러 외교대변인 항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정부가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편향적이라고 한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오후 지노비예프 대사를 종로구 외교부청사로 불러 윤 대통령의 발언이 편향적이라고 지적한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최근 언급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고 외교부가 3일 밝혔다.

정 차관보는 러시아 측에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는 한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다며 이를 본국 정부에 즉시 보고하겠다고 했다.

앞서 자하로바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해 편향적이라며 “이런 발언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외교부 대변인실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문자메시지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깎아내린 자하로바 대변인의 1일(현지시간) 논평이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다가 주한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까지 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