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오피스 대출 부실화 등 반영
다른 지역은행으로 파급 우려
美부동산 투자손실 日은행도 하락

뉴욕 시내의 뉴욕커뮤니티뱅크 점포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뉴욕 시내의 뉴욕커뮤니티뱅크 점포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국의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의 주가가 전날 40% 가까이 급락한 데 이어 1일(현지시간) 10%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손실이 더 커졌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가 미 은행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권 위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NYCB 주식은 가치가 11.1% 더 하락해 5.75 달러로 마감됐다. 전날 주가는 하루 동안 37.6% 하락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작년 4분기 예상치 못한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배당금의 대폭 삭감을 예고한 게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많은 분석가와 투자자들이 NYCB의 문제가 대부분 이례적이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은행 주식의 대량 매도는 지역 대출 은행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전날 NYCB를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려 등급 하향을 예고했다. 무디스는 “뉴욕 오피스 및 공동주택 부동산 부문에서의 예상치 못한 손실, 이익 감소, 자본금 감소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모건 스탠리는 NYCB의 수익 추정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 재무제표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구조가 유사한 다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밸리내셔널뱅코프(-7.6%), 웨스턴애리언스뱅코프(-7.6%) 등 다수의 주요 지역은행도 전날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데이터 및 분석 회사인 오르텍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지역 은행 주식 하락은 공매도자들에게 6억 8500만 달러의 장부상 이익을 가져왔다. 옵션 거래자들은 지역 은행 ETF와 NYCB 주식에 몰려들었고 추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베팅이 우세했다.

지역은행의 약세 중 일부는 전날 제롬 파월 의장이 3월 금리 인하에 찬물을 끼얹은 이후 연준이 향후 몇 달 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낮다는 투자자들의 실망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을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NYCB에 실적 충격을 안긴 미국 내 상업용 오피스 시장의 침체는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칠 수 있는 취약 고리로 일찌감치 예견돼왔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공실률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된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 비용마저 크게 불어나 대출 부실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SVB 사태의 경우 금리 급등으로 촉발된 예상치 못한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배경이 됐다면 NYCB 주가 급락은 예견된 대출 부실화 확대가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에 따른 은행권 실적 부진 소식은 일본 아오조라은행과 캐나다 일부 부동산 업체 주식 하락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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