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박람회 전국에 순천 각인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애니메이션 특화 K-디즈니
단순한 테마파크 조성 아냐
문화콘텐츠 중심 미래 열 것

청년 꿈 이룰 도시에 중점
경쟁력 있는 도시 만들 것

노관규 순천시장이 최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노 시장이 올해 추진할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제공: 순천시청) ⓒ천지일보 2024.01.31.
노관규 순천시장이 최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노 시장이 올해 추진할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제공: 순천시청) ⓒ천지일보 2024.01.31.

[천지일보 순천=김미정 기자] “생태와 정원을 기반, 애니메이션을 특화한 K-디즈니 순천으로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고 잘할 수 있는 고급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 낼 계획입니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최근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올해 추진할 최대 현안을 이같이 밝혔다.

노 시장은 “지난해 정원박람회 성공개최로 순천이라는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 전국에 확실하게 각인시켰고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며 “올해는 정원박람회에서 보여줬던 리더, 공무원, 시민들과의 삼합의 조화를 동력 삼아 정원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박람회 성공 에너지를 모아 순천만, 국가 정원, 도심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발전 축을 구축, 경제 영역확장, 문화산업 콘텐츠 육성으로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하게 관광객을 모으는 도시가 아닌, 아날로그인 순천만과 국가정원은 완성도를 높이고 AI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정원을 만들 것”이라며 “정적인 도시에서 이제는 3代(조부모, 부모, 아이들)가 다시 찾고 싶은 도시, 우주인도 구경 오고 싶은 정원으로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다음은 노관규 시장과의 일문일답.

ㅡ 지난해 성과와 아쉬운 점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르면서 지역 경쟁력과 브랜드가치 상승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얻었다. 특히 정부와 기업의 신뢰를 얻어 답답하게 막혀 있던 수많은 현안 해결의 물길이 열렸고, 기업 투자유치가 이뤄지는 등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만들어졌다.

도시의 격이 올라감에 따라 애니메이션 클러스터와 글로컬대학 30으로 청년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선물했다.

또한 오늘의 순천만을 있게 한 동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됐다. 도심을 반으로 갈라놓던 경전선도 우회가 결정되는 등 일 잘하는 지자체라는 신뢰를 얻으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답답하게 막혀 있던 현안이 해결됐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높아진 정주여건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유치, 포스코 등도 자발적으로 투자하는 등 기업하고 싶은 투자 도시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대한민국 생태수도 일류 순천의 시민이라는 자부심이다.

이런 많은 성과에도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정리된 상태에서 다른 시정이 이어졌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묵은 현안이 해결됐다면 더 많은 시정에 힘을 쏟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혜롭게 마무리 짓기 위해 최적의 방안을 찾으면서 소통하고 있다.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서 크고 작은 갈등은 언제나 있을 수밖에 없다. 원칙을 가지고 풀어냈고 원칙대로 풀어낼 것이기 때문에 아쉬움 속에서도 미래의 희망을 심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ㅡ 새해 시정 운영 방향은.

정원박람회로 지난해 1000만여명의 관람객이 순천을 찾으면서 순천을 비롯한 인접 지역의 경제는 호황이었다. 숙박업소가 가득 차고, 자영업자들은 ‘링거 맞고 장사한다, 쉴 틈이 없다’는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박람회와 같은 행사가 아니더라도 1000만 소비군을 유인해 경제를 돌리는 도시, 이것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과 자연, AI 등 디지털이 융합된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으로 도시 전체를 K-디즈니 순천이라는 이름으로 산업 기지화해 안정된 경제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 산업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 순천의 정체성을 무너뜨리지 않도록 순천만의 품격이 도심에 펼쳐질 수 있도록 도시 생태 축을 복원하는 등 조화를 이루어 나갈 것이다.

또한 승주읍 일원에 620억원의 예산을 투입, 남해안 바이오산업 허브기지로 육성하고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건립에 속도를 내며 도심형 스마트팜 등 여러 방안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물꼬를 튼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완성하고 대자보 도시를 완성하는 등 소득 4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명품 정주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난해 열린 청년포럼 모습. (제공: 순천시청) ⓒ천지일보 2024.01.31.
지난해 열린 청년포럼 모습. (제공: 순천시청) ⓒ천지일보 2024.01.31.

ㅡ K-디즈니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는 말로 표현되는 지방소멸 현상에 대응할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K-디즈니 순천이다.

먹이가 없어 수도권에 왔더니 둥지가 없어 알을 못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지방을 떠나지 않아도 청년세대의 미래와 희망을 실현해 줄 직업·주거·생활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

전남동부권의 주요 일자리는 광양의 제철산업, 여수의 화학산업 등 중화학 공업에서 제공해오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청년들은 다양한 일자리를 필요로 한다. 고급 문화콘텐츠 산업이 그 해결책이다.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웹툰,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K-디즈니 순천’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할 것이다.

K-디즈니 순천은 단순히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래를 열겠다는 목표를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것이다.

순천시가 월트디즈니 본사와 같은 코어 역할을 하면서 기반 마련, 앵커기업 유치 등을 수행하고, 기업은 창의적 콘텐츠 제작으로 캐릭터, 스토리 기반 수익을 지속해서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컬대학 30에 선정된 순천대학교는 미국의 UCLA처럼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 기업과 연계,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다.

K-디즈니 순천으로 대한민국 수도권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남해안 벨트 허브로서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글로컬대학 30 선정 및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지산학연 업무협약 모습. (제공: 순천시청) ⓒ천지일보 2024.01.31.
글로컬대학 30 선정 및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지산학연 업무협약 모습. (제공: 순천시청) ⓒ천지일보 2024.01.31.

ㅡ 우주산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키워간다는데.

단조립장 부지계약 등 행정절차를 완료했다. 2월 착공해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착공하면 연관 산업 일자리 창출, 관련 산업 유치 등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확정되는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되면 조성 중인 신규 산단에 연관 소부장기업을 유치해 우주항공 산업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달 9일 ‘우주항공청 특별법’ 제정으로 국가 우주산업 중심축이 남해안(고흥·사천·진주·순천)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시 항공우주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시행해 남해안 우주 산업벨트 거점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차별화된 우주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글로컬대학 30 순천대학교와 관련 기업체들과 적극 협력하고, 우주·항공 특화 분야 인재를 양성해 인재가 지역에 정착해 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 것이다.

ㅡ 남해안벨트 완성에 대한 구체화된 계획은.

양극화 심화, 지역소멸, 국가 불균형을 일으키는 수도권 일극 체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순천, 광양, 여수 등 전남동부권에서 넓게는 하동, 남해까지 남해안 벨트이다.

지역별 강점은 살리면서 연대해 경쟁력을 만들고, 남해안 벨트에 흩어져 있는 이차전지, 항공우주, 스마트팜 등 여러 산업이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도록 연합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2030년 경전선이 전철화됐을 때 광주, 부산 등과 거리가 좁혀질 경우의 소비군 확대에 대비해 남해안 벨트가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전략을 실현한다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행정구역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우선은 산업적‧문화적 장벽부터 해소해 나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ㅡ 새해 시민들에게 한 말씀.

2024년 갑진년 건강하시고 힘찬 기운으로 한해 시작하시길 바란다.

순천은 정원에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워나갈 순천의 미래도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 기대 저버리지 않도록 제대로 일하는 시장으로 보답하겠다.

작년 정원박람회, 응원해 주셨던 기운이 흩어지지 않도록 올해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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