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인장포’ 발간

1960년대 인장 노점(촬영: 한영수 작가)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4.01.29.
1960년대 인장 노점(촬영: 한영수 작가)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천지일보 2024.01.2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서울 사람들은 언제부터 도장을 사용했을까.

29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2023년 서울미래유산기록 사업의 결과를 묶어 ‘서울의 인장포’ 조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2020년부터 시작한 서울미래유산기록 사업으로, 이번이 네 번째 시리즈다.

생활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인장 문화는 전통예술의 측면에서도 계승·발전시켜야 할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흔히 ‘컴퓨터 도장’이라 불리는 기계 조각 인장이 등장하면서 인장의 고유성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조각(手彫刻) 인장을 고집하며 개인의 신표(信標)를 만들고 있는 인장 명장들이 있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인장이 보편적으로 사용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의 일이다. 1912년에 ‘인판업취제규칙’의 제정으로 ‘인장업’이 처음 제도적으로 규정됐다. 이에 따라 신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누구나 인장을 갖고 사용하게 됐다.

조선시대 한국의 인장은 크게 새보(璽寶), 관인(官印), 사인(私印)으로 구분된다. 개인이 사용하던 인장인 사인(私印)은 서화(書畫)의 낙관(落款)이나 서적의 장서인(藏書印) 정도에 그쳤다.

1999년에 ‘인장업법’이 폐지되며 1912년부터 87년간 유지돼 온 인장업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현행법 중 인장과 관련한 법은 ‘인감증명법’이 유일하다.

2000년대 들어 컴퓨터 인장 제작과 서명 거래가 일반화되고, 공인인증서 도입 등을 거치며 인장업은 줄곧 사양산업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최병구 관장은 “인장은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일부 국가의 특수한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독창성과 예술성을 지닌 수조각(手彫刻) 인장의 전승 단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인장 세공 기술과 도구를 현장 조사 방식으로 생생하게 기록해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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