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작년 10월 큐브위성 탑재 한국에 제안
참여의향서까지 냈지만 국회서 예산 반영 실패
과기부 “촉박한 일정에 따른 위험 등 고려돼”

아르테미스 1호에 실려 달로 향한 오리온 탐사선이 비행 6일째인 지난달 21일 촬영한 달의 뒷면. (출처: NASA)
아르테미스 1호에 실려 달로 향한 오리온 탐사선이 비행 6일째인 지난달 21일 촬영한 달의 뒷면. (출처: NASA)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미국이 한국에 초소형 인공위성(큐브위성)을 자신들의 로켓에 실어 달 궤도에 올려 주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시일에 맞춰 예산 편성을 하지 못하면서 끝내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은 비용으로 달 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였지만, 무산되면서 과학계에선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26일 과학계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0월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 중인 국가를 대상으로 큐브위성을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해 쏴주겠다고 제안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국이 주도하는 달 개척 프로젝트로, 2026년 인간이 다시 한번 달의 땅을 밟고, 이후 상주기지까지 짓는 게 목표다. 한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한 국가 중 하나다.

NASA가 제안한 큐브위성 관련 비용은 약 70억원 규모였다. 큐브위성은 가로와 세로, 높이가 모두 10㎝인 정육면체 전자장치다. 크기만 볼 때 70억원은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우주탐사 관련 내용이라는 점에선 아주 비싼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은 아르테미스 2호에 큐브위성을 싣는 계획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제안 시점이 한국 사정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안이 들어온 지난해 10월은 이미 국회에 2024년 예산안이 제출된 뒤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후 예산안에 새로 편성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분야 예산 축소 공방이 이어지면서 실제 예산 편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NASA가 참여 의사가 있는 경우 11월 1일까지 참여의향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예산을 반영해 뜻을 이루기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임무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 관계 연구기관, 기업 등과 신속히 소통해 방안을 마련하고, 국회 심의 과정에 추가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적극 노력했다”며 “국회에서 추가예산을 확보하고, 24년 4월경까지 수개월 내에 위성을 완성해 미국으로 이송해야 하는 도전적인 임무였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11월 1일 NASA 측에 참여의향서를 제출했으며, 관계기관 회의를 거쳐 도출된 소요예산 70억원에 대해 기재부 및 국회 등에 설명하고, 예결위 등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했다”고도 했다.

다만 “4개월여의 단기간에 통상의 지구 저궤도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작동하는 위성을 개발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에 따른 위험 등을 고려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과기정통부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NASA 측에 이 사실을 2024년 1월 2일에 서면을 통해 신속히 알렸다”고 해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 이전에 이미 아르테미스 3호 임무 참여 방안에 대해 NASA 측과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이를 위한 17억원의 예산을 정부안에서부터 반영해 국회에서 최종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아르테미스 2호 발사 계획은 애초 올해 11월에서 내년 9월로 상당히 미뤄졌다. 이 틈을 타 한국의 큐브위성이 실릴 가능성도 아직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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