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뉴시스] 23일 오후 전남 완도군 금일도 내 척치저수지에 주변 농업용 관정에서 길어올린 지하수가 공급되고 있다. 2022.11.23.
[완도=뉴시스] 23일 오후 전남 완도군 금일도 내 척치저수지에 주변 농업용 관정에서 길어올린 지하수가 공급되고 있다. 2022.11.23.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 세계의 지하수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으며 많은 지역에서 21세기 들어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 CNN 방송은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의 스콧 자세코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최근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세계 40개국의 우물 17만곳과 대수층(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 1700곳의 지하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1700곳 대수층 중 71%에서 2022년에 2000년보다 지하수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3분의 1이 넘는 617곳에서는 지하수 수위가 1년에 0.1m 이상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대수층 중 542곳에 대해서는 21세기 들어 지하수의 변화 추세가 1980년대와 1990년대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542개 대수층 중 약 3분의 1에서 1980년대와 1990년대보다 21세기 들어 지하수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빨랐다.

지하수 감소 현상은 멕시코 북부, 이란 일부 지역,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등 건조하고 대규모 농장 산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하수는 전 세계의 주요 담수 공급원 중 하나다. 지하수가 마르면 주거지역과 농장, 농경지의 수자원이 위협을 받는다. 또 지하수를 품고 있는 대수층에서 과도하게 물을 퍼 올리면 우물이 마를 뿐 아니라 땅이 가라앉을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긍정적인 현상도 확인했다.

연구 대상 대수층 중 20%에서는 21세기 들어 오히려 1980년대나 1990년대보다 지하수 감소 속도가 느려졌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부 사크 대수층에서는 금세기 대수층의 감소 속도가 느려졌는데, 이는 사우디 당국이 물 집약적인 작물의 재배를 금지하는 등 조처를 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리처드 테일러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수리지질학 교수는 “장기간의 지하수 감소는 보편적인 것도, 되돌릴 수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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