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기존 입장 고수할 경우 현재 같은 지원 유지 어려워”
美백악관 “지금이 저강도로 작전 전환 적기”… 이스라엘 압박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강경한 입장 고수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미국 매체 보도가 14일(현지시간) 나왔다. 사진은 작년 10월 이스라엘서 네타냐후(우)와 회담하는 바이든 (출처: 신화, 연합뉴스)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강경한 입장 고수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미국 매체 보도가 14일(현지시간) 나왔다. 사진은 작년 10월 이스라엘서 네타냐후(우)와 회담하는 바이든 (출처: 신화,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강경한 입장 고수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는 미국 매체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고위 관리들 4명을 인용해 “가자 전쟁과 관련된 바이든 행정부의 최근 요청 대부분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거부한 것에 대해 (미국 측이) 점점 더 좌절감을 느끼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기지 기반 일부에서 타격을 입는 동안에도 전례 없이 군사적, 외교적 측면에서 이스라엘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내심을 잃고 있다는 징후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 관리들은 전했다. 한 미국 관리는 악시오스에 “상황이 좋지 않고 우리는 갇혀 있다.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관련 미국 관료들과 긴밀히 접촉해 온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연방상원의원(메릴랜드)도 “모든 시점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대감을 보여왔다”며 “(백악관은) 네타냐후 측에 호소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뺨을 때려 맞고 있다”고 귀띔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3일 마지막 통화 이후 20일 동안 통화하지 않았다. 당시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원천 징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세수를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거부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 대화는 끝났다”고 전화를 끊으며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가자 전쟁 초기 두 달 동안은 사실상 거의 매일 통화했었다.

한 미국 관료는 “세수 문제 외에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기에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으며,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이후 가자 계획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것을 꺼리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가자 운영을 맡기는 미국의 계획을 거부하는 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좌절감에 바이든 행정부는 장기적으로 이스라엘 다른 정치인들과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알려졌다.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저강도로 전환하는 것이 지연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가자지구, 특히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현재 상황을 토대로 이스라엘이 1월 말까지 가자지구에서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기 위한 일정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BS 방송에 나와 홀렌 상원의원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이스라엘과 강도 높게 대화하고 있으며 이 대화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확대나 민간인 피해 최소화 문제에 대해서는 “그것이 완벽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고도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과 (군사작전을) 저강도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해오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이 그 전환을 위한 적절한 시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한 외신에 고강도 작전 대신 다양한 형태의 특수작전으로의 전략 변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갈란트 장관은 지난 9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에게 하마스 지도부를 찾고 인질을 구출할 때까지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서 작전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달 말까지 전쟁 국면이 전환될 것이라고 미국 측에 언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 규모를 상당한 수준으로 축소하지 않고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악시오스는 전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3일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지속하며 ‘제노사이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소 된 것을 포함한 누구도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국제사법재판소 (출처: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3일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지속하며 ‘제노사이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소 된 것을 포함한 누구도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국제사법재판소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