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형 받은 카르텔 수괴
최대보안시설 이송 전 실종
감방 5곳서 교도관 인질 삼아

탈옥한 에콰도르 최악 갱단 수장, 아돌포 마시아스의 수감 당시 모습 (Equadorean Armed Forces 제공. AFP 연합뉴스 자료 사진)
탈옥한 에콰도르 최악 갱단 수장, 아돌포 마시아스의 수감 당시 모습 (Equadorean Armed Forces 제공. AF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천지일보=이솜 기자] 남미 에콰도르에서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의 두목이 교도소를 탈옥하고 교도관들이 인질로 잡히는 등 전국 교도소에서 폭동이 벌어져 당국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콰도르 검찰청은 군인 수천명과 경찰이 강력한 마약 조직인 로스 초네로스의 수괴, 일명 피토의 탈옥 혐의에 대한 직권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의 탈옥을 도운 혐의로 공무원 2명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탈옥한 두목인 아돌포 마시아스(44)는 같은 도시의 최대 보안 시설로 이송되기 직전 복역 중이던 항구 도시 과야킬의 교도소에서 사라진 후 지난 7일 실종 신고로 알려졌다.

마시아스는 마약 밀매, 살인, 조직범죄 등의 혐의로 2011년부터 3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전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던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마시아스가 이끄는 로스 초네로스는 최근 에콰도르에서 급증한 강력 범죄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보안 분석가들은 로스 초네로스가 세계 최악의 마약 미래 카르텔인 멕시코의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계돼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에콰도르는 역대 정부가 조직범죄를 통제하지 못하면서 악몽 같은 폭력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폭력 범죄를 단속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지난 11월에 당선된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35)은 이날 6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SNS에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 않을 것이며 에콰도르 국민이 평화를 되찾을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콰도르 교도소 당국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전국 5곳의 교도소에서 교도관이 인질로 잡혔다고 확인했다.

SNS에 공유된 영상에는 복면을 쓰고 칼을 휘두르는 갱단원이 교도관을 인질로 잡은 모습이 담겨 있다. 여기서 교도관들은 종이를 들고 “언행을 좀 더 신중히 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등을 노보아 대통령을 향해 낭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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