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우울한 전망 제시… “세계 경제 2.4% 성장할 것”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유엔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2.4%로 내다봤다. 이는 예상보다 높은 것이지만 지난해 성장률 2.7%에는 못 미치는 것이며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전의 3%대 성장률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5일(현지시간) 유엔은 우울한 2024년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갈등 고조, 세계무역 부진, 지속적인 고금리, 기후재해 증가 등을 그 이유로 내세웠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유엔의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의 2.9%, 11월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7% 전망치보다 더 낮은 수치다.

유엔은 2024년 신용 경색이 더 심해지고 차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가난한 개발도상국들의 과도한 부채 문제에 시달리는 것에다가 성장을 되살리기 위해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세계 경제에 ‘강한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엔 경제분석정책국장 샨타누 무케르지는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이 경제에 제동을 걸지 않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했기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피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위험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의 불안정한 상황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어 위험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또 다른 공급망 충격이나 연료 가용성 또는 분배 문제로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또 다른 금리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로서는 경기침체까지는 예상하지 않고 있지만 주변 환경의 변동성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은 2022년 8.1%였던 전 세계 물가상승률이 2023년 5.7%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며, 2024년에는 3.9%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모든 개발도상국의 약 4분의 1이 올해 10%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엔은 지난해 2.5% 성장했던 미국 경제가 2024년에는 1.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가계저축 감소와 고금리, 노동시장 완화 속에 2024년에는 소비지출이 약화되고 투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착륙 가능성은 낮지만 노동과 주택, 금융시장 악화로 미국 경제는 상당한 하방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은 유럽 역시 인플레이션 상승과 높은 금리로 어려운 경제 전망에 직면해 있다고 봤다. 다만 유엔은 유럽연합(EU)의 국내총생산(GDP)이 2023년 0.5% 성장에서 2024년 1.2% 성장으로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 압력 완화, 실질임금 상승, 노동시장 호조에 따른 소비지출 회복에 힘입은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경제성장률이 2023년 1.7%에서 올해 1.2%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다만 인플레이션 상승은 20년 넘게 지속된 디플레이션 추세의 종말을 의미할 수 있다고 유엔은 밝혔다.

중국에 대해선 “국내외 역풍 속에서도 코로나19 폐쇄로부터의 회복이 예상보다 점진적으로 이뤄졌다”며 2022년 3.0%에 그쳤던 경제성장률이 2023년 하반기 5.3%에 달해 고비를 넘겼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취약한 부동산 부문과 제품에 대한 외부 수요 약화로 2024년 성장률은 4.7%로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유엔은 내다봤다.

유엔은 개발도상국에서 아프리카의 경제성장률이 2023년 평균 3.3%에서 2024년 3.5%로 소폭 증가하면서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동아시아 경제의 성장은 2023년 4.9%에서 2024년 4.6%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서아시아는 2023년 1.7%에서 2024년 2.9% 성장할 것으로 유엔은 전망했다.

남아시아의 GDP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의 견고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5.3% 성장에서 2024년에는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은 인도에 대해 올해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