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공주시 공산성 앞에 백제 중흥의 토대를 마련한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의 동상이 우뚝 서있다.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공주시 공산성 앞에 백제 중흥의 토대를 마련한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의 동상이 우뚝 서있다. ⓒ천지일보 2024.01.04.

 

‘혼란에 빠진 백제 일으킨 무령왕의 삶 그리며 한옥마을 거닐다’ 

백제 흔적 담은 타임캡슐 활짝
화려하고 세련된 ‘창의성’ 빛나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 조화
우리 조상의 지혜 배우는 체험
솔내음 맡으며 공주시내 한눈에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천지일보가 갑진년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대한민국 ‘양반의 도시’로 불리는 충남 공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가운데 무령왕릉과 왕릉원, 한옥마을과 그 둘레길을 찾아봤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전시관. 무령왕릉 및 5·6호분 실물과 동일한 크기의 모형으로 재현한 곳. 발굴과정과 융성했던 백제문화의 위상을 보여준다.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전시관. 무령왕릉 및 5·6호분 실물과 동일한 크기의 모형으로 재현한 곳. 발굴과정과 융성했던 백제문화의 위상을 보여준다. ⓒ천지일보 2024.01.04.

1500년 전의 백제문화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타임캡슐이 열린 곳, 한국 고대의 무령왕릉 안에서 우리 민족의 화려하고 세련된 창의성을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의 모습.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의 모습. ⓒ천지일보 2024.01.04.

‘공주 한옥마을’은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며 여러 가지 전통체험을 할 수 있고 우리 조상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길로 유명한 ‘한옥마을 둘레길’에서는 공산성과 국립공주박물관, 고마나루 솔밭길 등을 거닐며 시원한 솔내음을 맡고 공주 시내를 한눈에 보며 걸을 수 있는 코스도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주변의 솔밭길.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주변의 솔밭길. ⓒ천지일보 2024.01.04.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가치

대한민국 중서부 산지에 위치한 백제의 옛 수도였던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 3개 도시에 남아 있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적은 이웃 지역과의 빈번한 교류를 통해 문화적 전성기를 누렸던 고대 백제 왕국의 후기 시대를 대표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1~4호분.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1~4호분. ⓒ천지일보 2024.01.04.

백제는 기원전 18년에 건국돼 660년에 멸망할 때까지 700년 동안 존속했던 고대 왕국으로, 한반도에 형성된 초기 삼국 중 하나였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부여·익산 3개 지역에 분포된 8개 고고학 유적지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적으로 공주의 웅진성과 연관된 공산성(公山城),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475년~660년 사이의 백제왕국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백제역사유적은 중국의 도시계획 원칙, 건축 기술, 예술, 종교를 수용해 백제화(化)한 증거를 보여주며 이 같은 발전을 통해 이룬 세련된 백제의 문화를 일본, 동아시아로 전파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에 있는 무령왕 흉상.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에 있는 무령왕 흉상. ⓒ천지일보 2024.01.04.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충청남도 공주시 왕릉로 37에 있는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송산리에서 발굴된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 왕족의 무덤이다. 능선 따라 오솔길이 있는 아름다운 길은 박물관까지 이어진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를 둘러보는 관광객들의 모습. ⓒ천지일보 2024.01.04.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1971년 배수로 공사를 하다 우연히 발굴됐는데 1500년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완전한 상태로 발굴됐다. 이는 백제문화의 우수성과 활발했던 대외교류, 화려하고 세련된 미의식과 창의성, 수준 높은 공예기술을 엿볼 수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에 왕릉을 재현해놓은 곳 입구.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에 왕릉을 재현해놓은 곳 입구. ⓒ천지일보 2024.01.04.

동쪽에 1~4호분, 서쪽에 무령왕릉과 5~6호분(굴모양 석실묘)이 있는데 6호분과 무령왕릉은 벽돌로 쌓아 중국묘제의 영향을 받았다. 왕과 왕비의 관이 일본의 금송으로 만들어진 것을 보면 당시 주변 국가와 교류를 알 수 있다. 출토유물로는 금제관식, 금귀걸이, 지석 등 총 5200여점의 많은 유물이 출토, 이 가운데 12종 17점이 국보로 지정돼 국립공주박물관에 보관돼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에 왕릉을 재현해놓은 곳.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 내부에 왕릉을 재현해놓은 곳. ⓒ천지일보 2024.01.04.

무령왕의 재위 기간은 501∼523년이며 위사좌평 백가가 보낸 자객에 의해 동성왕이 시해되자 그를 이어 즉위했다. 북방정책에 몰두해 고구려·말갈 등의 침략을 무찌르고 대비책을 강화했으며 중국 남조의 양과 관계를 강화하는 외교정책을 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에 출토유물로 국보 제154-155호 무령왕과 왕비의 금제관 장식이 전시돼있다.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 무령왕릉 전시관에 출토유물로 국보 제154-155호 무령왕과 왕비의 금제관 장식이 전시돼있다. ⓒ천지일보 2024.01.04.

무령왕의 키는 8척이고 용모가 아름다웠으며 성품은 인자하고 관대했다고 한다. 지배귀족들의 전횡을 막고자 좌평제를 폐지하고 22부사제로 행정체제를 바꿨고 백성들의 진휼에 힘쓰는 한편 수리시설 정비·확충과 호적체계 정비로 안정적 국가 운영의 토대를 마련했다. 한강 유역을 고구려에 빼앗긴 후 혼란에 빠진 백제를 안정시킨 왕으로 평가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입구 전경. 공주시 마스코트 고마곰과 공주 조형물이 관광객을 반겨주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입구 전경. 공주시 마스코트 고마곰과 공주 조형물이 관광객을 반겨주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4.

◆현대와 전통의 어울림, 한옥마을

‘공주한옥마을’은 공주시 관광단지길 12(웅진동), 무령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 사이에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인 이곳의 한옥도 지붕의 선이 아름답고 자연미가 넘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경.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경. ⓒ천지일보 2024.01.05.

동아줄을 살짝 늘어뜨린 듯 자연스러운 곡선이 살아나는 용마루, 위에서 아래로 내리면서 끝을 살짝 치켜세운 내림마루와 추녀마루의 맵시는 여인네 버선코의 아름다움에 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곳에서는 숙박과 식사, 세미나 등이 가능하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경.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경. ⓒ천지일보 2024.01.04.

한국 전통난방으로 구들장 체험이 가능한 시설로 설계됐고 친환경 건축양식인 소나무와 삼나무 집성재를 사용했다. 현대인이 머무는 데 편리하도록 설계된 신(新) 한옥이다. 가족여행과 수학여행, 기관과 단체의 워크숍 등 관광과 휴양으로 아주 훌륭한 곳이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통문화체험관 입구.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통문화체험관 입구. ⓒ천지일보 2024.01.05.

특히 백제문화를 체험으로 배울 수 있는 전통문화체험을 할 수 있어 추억을 만들기에 좋다. 한옥마을 곳곳에 휴식공간과 한옥마을 둘레길을 걸어도 좋고 무인자전거를 대여해서 작은 도시, 옛 도시 문화유적을 둘러볼 수도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숙방동.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숙방동. ⓒ천지일보 2024.01.04.

한옥마을의 가족단위 숙박동이 밀집해 있는 곳은 짧은 고샅길(마을의 좁은 골목길)이지만 한옥이 주는 우리 고유의 멋을 흠뻑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에 전시된 창호와 전통 소품들.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에 전시된 창호와 전통 소품들. ⓒ천지일보 2024.01.05.

공주한옥마을의 한옥의 문과 창호는 바깥문의 띠살창부터 안방의 용(用)자 살창과 아(亞)자 살창 등 조상들이 즐겼던 대로 창호를 실내외에 쓰고 있어 고고하기도 하면서 아름답기도 한 창호의 멋을 느낄 수 있다. 가구도 고가구 풍의 가구를 들여놓아 안방, 거실 등 실내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에서 한 외국인이 지게체험을 하는 모습.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에서 한 외국인이 지게체험을 하는 모습. ⓒ천지일보 2024.01.04.

한옥은 농경문화에 익숙했던 조상들에게 있어서는 주거 공간 외에도 쓰임새가 많은 건축물이다. 처마 밑 그늘진 곳은 푸성귀를 말려 보존하거나 씨로 쓸 옥수수나 마늘, 약초를 저장하고 내당의 안방, 대청, 처마는 음식이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냉장고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초가집 숙박동 전경.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초가집 숙박동 전경. ⓒ천지일보 2024.01.04.

한옥마을의 한옥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소품들은 우리 조상의 지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객실은 단체동 6동 37실과 개별동 16동, 19실이 있고 부대시설로는 오토캠핑장 4사이트, 야외바베큐장 16테이블, 다목적실 1실이 있다. 한옥마을 내 식당으로는 율화관, 도화관, 한옥관 등 한식당, 편의점 곰방, 카페 및 주막으로 공주주막이 있다. 특히 전통차와 전통놀이, 족욕체험 등도 여유있게 즐길 수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온돌방에 태우는 장작이 쌓여있다. ⓒ천지일보 2024.01.04.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온돌방에 태우는 장작이 쌓여있다. ⓒ천지일보 2024.01.04.

직접 장작을 태우는 공주한옥마을의 온돌방은 원적외선을 발산해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랫목은 뜨겁고 윗목은 시원하게, 머리를 맑게 하고 방 안 공기는 깨끗한 공기가 들어오고 습도와 온도가 조절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나무와 황토로 지어진 온돌방은 땀과 노폐물을 배출해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고 한국식 전통 잠자리는 허리를 보호하고 자세를 교정시킨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경.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전경. ⓒ천지일보 2024.01.05.

◆공주한옥마을 둘레길 ‘유네스코 세계유산길’ 코스

공주한옥마을 둘레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길로 지정돼 유명하다. 1코스는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함께 걷는 정지산 유적지, 박물관길의 소요시간은 20~25분이다. 한옥마을을 출발, 금강철교와 어우러진 백제의 고도, 공주의 상징, 공산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코스다. 한옥마을 → 국립공주박물관 옆길 → 정지산 유적지로 연결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무령왕릉과 왕릉원 뒤 소나무길.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무령왕릉과 왕릉원 뒤 소나무길. ⓒ천지일보 2024.01.05.

무령왕릉공원길, 2코스는 무령왕릉길 소요시간 25~30분이다. 이곳은 1500년 전의 백제문화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 고대의 왕릉에서, 화려하고 세련된 미의식과 창의성, 수준높은 공예기술까지 엿볼 수 있다. 한옥마을 → 선화당 옆길 → 왕릉공원길로 이어진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에 전시된 농기구들.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에 전시된 농기구들. ⓒ천지일보 2024.01.05.

곰사당이 있는 소나무 숲, 3코스는 고마나루 솔밭길로 소요시간 25분이다. 고마나루 솔밭길은 인간을 사랑한 곰의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는 솔밭과 금강의 수신과 곰에게 제사를 지내던 웅진단 터, 곰을 모신 사당에서 설화 속 곰을 만날 수 있다. 한옥마을 → 곰사당이 있는 소나무 숲 → 공주보로 연결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한켠에 멋드러진 소나무 한 그루. 그 왼편에는 고려현종임금 일천년공주기념비, 오른편에는 조선인조임금 공주좌천기념비가 자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공주한옥마을 한켠에 멋드러진 소나무 한 그루. 그 왼편에는 고려현종임금 일천년공주기념비, 오른편에는 조선인조임금 공주좌천기념비가 자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5.

공산성길, 4코스는 40분 ~ 1시간 정도 걸린다. 공산성길에서는 백제의 왕이 살았던 왕성인 공산성의 아름다운 금서루(서문)를 따라 걷다 보면 공주의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옥마을 → 무령왕릉 → 좌회전 → 공산성으로 이어진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소나무 뒤로 공주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천지일보 2024.01.05.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소나무 뒤로 공주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천지일보 2024.01.05.

새해를 맞아 혼란스러운 사회 이슈와 정보로 인해 어지러워진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발걸음으로 ‘공주한옥마을 둘레길’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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