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들이 국내 IP카메라 촬영 영상을 판매한다고 올린 게시물(사진=텔레그램 캡쳐) (출처: 뉴시스)
해커들이 국내 IP카메라 촬영 영상을 판매한다고 올린 게시물(사진=텔레그램 캡쳐)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아기·반려동물 관찰을 위해 가정 내에 설치한 인터넷프로토콜(IP)카메라·웹카메라로 촬영된 우리 국민들의 사생활 영상 4500여건이 해커들에게 유출돼 무단 유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상들 중 일부는 신체가 노출됐거나 욕실·화장실 등이 담긴 민감한 장면도 담겼다. 해커들은 해당 영상들을 판매하겠다고 엑스(구 트위터)에 홍보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금전 거래 정황도 포착되자 보안·수사 당국은 상황 파악에 나섰다.

3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연말 텔레그램에 국내외 IP카메라·웹카메라 이용자들의 영상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이 게시자는 “한국 가족 그룹 영상을 계속 업데이트 하겠다” “지금까지 4500개 이상의 영상을 업데이트 했으며 고화질 영상을 시청하려면 연락을 달라”고 적었다.

해당 글과 관련 채널은 현재도 활성화되고 있다. 전날까지 새로운 영상 샘플이 올라왔다.

보안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영상은 정확하진 않지만 불법 음란물 구매자들을 구매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IP카메라는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카메라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물리적 거리에 제약을 받지 않고 확인이 가능해 보안에 취약하다. IP카메라, 웹카메라 해킹은 카메라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만 훔쳐낸다면 어렵지 않게 수행할 수 있다.

지난해 3월에도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 진료실 IP카메라 영상이 해커에 의해 유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유출된 영상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갔는데, 피해자 중에는 연예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집안에 IP카메라, 웹카메라을 설치하는 이유는 아이들이나 반려동물 상태를 이를 실시간으로 보려고 하는 것인데 외부에서 원격으로 접속한다. 이 때 외부에서 영상을 보려면 접속 권한이 필요해서 비밀번호를 등록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최초 설정된 것 그대로 쓰는 경향이 있다. 해커들은 이 점을 노려 제조사에서 만들어 놓은 비밀번호로 손쉽게 카메라에 접속한다고 보안업계 전문가는 말한다. 또 해커들은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알고 있어서 이를 악용해 사용자의 권한을 탈취한 뒤 영상을 실시간으로 같이 보면서 녹화하고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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