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속 열리는 전시
유물 속에 담긴 상상의 동물
청와대에선 다도·인문 강연

강서대묘 청룡, 고구려 6세기 후반(1930년 무렵 모사)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강서대묘 청룡, 고구려 6세기 후반(1930년 무렵 모사)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박물관에서는 청룡 관련 전시가 준비됐으며, 청와대도 새해를 맞아 가족 단위 나들이객을 맞이하고 있다. 예술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전시와 행사를 통해 한해를 활기차게 시작해 볼까.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조선 18세기 후반)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조선 18세기 후반)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청룡, 사신 중 제일 강한 존재

1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용 관련 전시품 15점이 4월 7일까지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용은 12가지 띠 가운데 실제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로, 초현실적 존재로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에 삼국시대 무덤 벽화부터 절터의 벽돌, 그림, 왕실용 항아리 등 다양한 문화유산에 모습이 담겨 있다.

먼저 고구려 사람들은 죽은 자가 영원히 평안하기를 바라면서 무덤 네 벽에 동서남북 방위를 다스리는 사신(四神)을 그렸다. 동쪽을 수호하는 청룡은 사신 중 가장 강력하다고 전해지는데, 고구려 강서대묘의 ‘청룡도’를 통해 이같은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백자청화운룡무늬항아리(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백자청화운룡무늬항아리(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왕실 항아리인 ‘백자 청화 구름용무늬 항아리(조선 18세기 후반)’에는 백자의 흰 면을 도화지 삼아 푸른 안료로 그린 용 두 마리가 새겨져 있다. 좌우로 교차한 네 개의 발, 휘날리는 갈기를 특징적으로 그려 바람을 거슬러 거침없이 나아가는 용의 기상이 느껴진다. 이에 반해 ‘백자 철화 구름용무늬 항아리(조선 17~18세기)’는 구름 속에 숨어버린 용의 모습을 담아냈으며, 용의 얼굴과 다리를 과감히 생략했다. ‘청자 용모양 향로(고려 12~13세기)’는 용이 향로 뚜껑 위에 올라앉아 여의주를 움켜쥐고 머리를 치켜올린 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용을 타고 내려오는 소사’는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고사인물화보첩’에 수록된 그림으로 영조대 화원 진재기의 작품이다. 

약리도(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약리도(제공: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 2024.01.01.

국립민속박물관도 올해 3월 3일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 ‘龍, 날아오르다’ 특별전을 마련했다. 전시품인 ‘백자청화운룡무늬항아리’는 두 마리의 용이 작은 구름 사이로 솟아오르는 모습을 장식한 항아리이다. 물고기가 용이 된다는 내용의 등용문(登龍門) 고사를 소재로 담은 문자도(文字圖)는 조선시대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였던 ‘충(忠)’을 표현했다. ‘약리도(躍鯉圖, 1891)’는 잉어가 물에서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모습의 그림이다. 물살이 센 중국 황허(黃河) 강 상류의 협곡에 있는 용문(龍門)에 오르면 용이 된다는 등용문(登龍門) 고사를 소재로 그렸으며 출세의 염원을 담고 있다.

◆새해맞이 전통 문화 행사

청와대는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행사를 준비했다. ‘새해맞이 차(茶) 한잔, 덕담 나누기’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진행한다. 우리 차 문화에 담긴 ‘배려’의 정신을 배우고, 참여자가 손님과 주인의 역할을 번갈아 해보며 차와 다식을 즐길 수 있다.

인문학 강의와 체험 행사로 구성한 ‘청와대 관물도’는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와 4시에 각각 열린다. 이는 폐쇄 공간에서 개방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청와대의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그 경험을 특별하게 기억하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인문학은 장소, 기억, 풍경, 사물 등 4개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다. 또한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까지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트 ‘열두 개의 빛’ 전시가 진행된다.

청와대관리활용추진단 유병채 단장은 “청와대는 새해를 맞이해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했다”며 “우리 시대의 문화유산인 청와대를 더욱 넓은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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