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방은 기자]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부의 한 광장에서 30일(현지시간) 총선과 지방선거 결과 무효화를 요구하는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천명의 시위대가 세르비아 국기를 흔들며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부정선거 의혹을 규탄했습니다. 

시위대는 2012년부터 집권 중인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우파 여당 세르비아혁신당이 지난 17일 치러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조작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시위대는 이날 선거 이튿날부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제1야당 세르비아 반폭력연맹의 대표인 마리니카 테픽을 응원했습니다. 동료 두 명의 도움을 받아 무대에 오른 테픽 대표는 시위대에게 “이번 선거는 무효”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시위를 주최한 세르비아 민주화 운동 단체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6개월 이내에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세르비아는 지난 17일 총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했습니다. 부치치 대통령은 경제난과 지난 5월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개표 결과 부치치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세르비아혁신당은 총선에서 46.72%의 득표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야권에서는 집권당이 주변 국가 등에서 미등록 유권자를 불법적으로 투표에 참여시키거나 표 매수, 서명 위조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제1야당 세르비아 반폭력연맹은 여당의 광범위한 투표 사기 행위를 비난했지만, 세르비아 당국은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