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 등 5건은 보물 지정

부안 내소사 동종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6.
부안 내소사 동종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6.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종인 ‘부안 내소사 동종’이 국보로 지정됐다. 신라시대 고분 문화를 보여주는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와 고려시대 문화가 담긴 유물 등 총 5건은 보물로 지정됐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고려 후기 동종을 대표하는 ‘부안 내소사 동종(扶安 來蘇寺 銅鍾)’은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이번에 국보로 지정됐다. 이 동종은 고려 후기 동종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통일신라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고려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작이자 기준작이다. 종을 만든 내력이 적힌 주종기(鑄鍾記)를 통해 도인(道人) 허백(虛白)과 종익(宗益)의 주관 아래 장인 한중서(韓冲敍)가 700근의 무게로 1222년(貞祐 10)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본래 청림사에 봉안됐다가 1850(철종 1)년 내소사로 옮겨졌는데, 이 내용을 적은 이안기(移安記)도 몸체에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공중을 비행하는 듯 연출된 역동적인 용뉴(용 모양의 걸이), 종의 어깨 부분을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올림 연꽃, 앙련(仰蓮)) 문양으로 입체적으로 장식하고 몸체에 천인상(天人像) 대신 삼존상을 부조로 배치한 점, 섬세한 꽃잎으로 표현된 4개의 당좌(撞座), 균형 잡힌 비례와 아름다운 곡률을 가진 몸체 등 뛰어난 장식성과 조형성을 지녀 고려 후기 동종의 본보기가 됐다. 이는 장인 한중서의 숙련된 기술력과 예술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문화재청은 “이 동종은 양식, 의장, 주조 등에서 한국범종사와 제작 기술과 기법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일 뿐 아니라 주종기와 이안기 등을 통해 봉안처, 발원자, 제작 장인 등 모든 내력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라시대 고분 문화를 보여주는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와 ‘경주 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를 비롯해 고려시대 청자 및 조선시대 문집과 불상 등 5건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6.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6.

‘경주 금령총 출토 금제 허리띠’는 일제강점기인 1924년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신라시대 고분인 금령총(金鈴塚)을 발굴했을 때 출토된 것이다. 금령총은 무덤 내부에 직사각형의 구덩이를 파고 덧널(槨)을 설치한 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이며, 발굴 당시 금관(보물),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국보), 금령 등 의미 있는 유물들이 대거 출토됐다.

허리띠는 목관 안에서 매장자 허리에 착용된 상태로 발견됐는데, 원래 가죽이나 천과 결합된 허리띠였으나 오랜 시간을 거치며 금제 장식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띠고리(鉸具), 띠꾸미개(銙板), 띠끝꾸미개(帶端金具), 드리개(腰佩)로 구성되는데, 드리개의 경우 다른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드리개보다 길이가 짧은 것으로 보아 고분 주인이 미성년임을 추론해볼 수 있다.

‘경주 서봉총 출토 금제 허리띠’는 신라시대 고분인 서봉총(瑞鳳塚)을 일제강점기인 1926년 조선총독부박물관이 발굴했을 때 출토된 것이다. 쌍무덤(瓢形墳)의 북분에 해당하는 서봉총 역시 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이며, 발굴 당시 금관(보물), 금제 귀걸이, ‘연수원년신묘(延壽元年辛卯)’ 기록이 있는 은제 합 등 유물들이 많이 출토됐다.

‘청자 음각앵무문 정병’은 12세기 이후에 청자로 제작된 정병으로, 볼록한 배 모양의 몸체 옆에 물을 담는 주구(注口)가 있으며 몸체 위로는 가늘고 긴 형태의 물을 따르는 첨대(尖臺)가 있다. 정병은 깨끗한 물을 담는 수병(水甁)으로 불교에서 사용된 기물을 뜻한다. 보통 수행하는 승려가 지니는 물건 중 하나였으며, 부처 앞에 깨끗한 물을 담아 바치는 불교 공양구이기도 하다.

복재선생집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6.
복재선생집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6.

‘복재선생집’은 조선 개국공신인 복재(復齋) 정총(鄭摠, 1358~1397)의 유고 시문집이다. 황보량(皇甫良)이 지은 발문에 의하면 1446(세종 28)년 그의 둘째 아들 정효충(鄭孝忠)이 수집·편차하고 손자인 정옥경(鄭沃卿)이 편집해 강원도 관찰사(觀察使) 이선제(李先齊) 및 도사(都事) 정호연(鄭浩然)에게 간행을 부탁했고, 수양양도호부사(守襄陽都護府使) 황보량의 감독으로 목판을 완성했다. 이때 조성한 목판으로 인쇄해 펴낸 초간본을 이번에 지정했다.

‘안동 선찰사 목조석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은 수조각승 현진(玄眞)을 비롯해 응원(應元), 수연(守衍), 성인(性仁), 인균(印均) 등 당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조각승들이 대거 참여해 1622(광해군 14)년 조성한 불상과 복장유물이다. 복장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광해군의 정비(正妃)인 ‘광해군 부인 유씨(장열왕비章烈王妃, 1576∼1623)’가 발원해 왕실의 비빈(妃嬪)이 출가하던 자수사·인수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11존의 불상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이 불상은 별도로 마련된 왕실의 원당(願堂)에 봉안되었던 것으로, 왕실 원당에 봉안된 원불의 실체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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