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방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재 점령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휴전할 용의가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영토를 넘겨주는 것을 전제로 한 휴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이 적어도 지난 9월부터 복수의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있어 휴전 협상을 하는 데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외신은 크렘린궁과 가까운 러시아 전직 고위 관료 2명과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부터 관련 메시지를 받았다는 미국 및 국제 관료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이처럼 전했습니다.

올해 가을 러시아 최고위 관료를 만난 한 국제 관료는 “러시아는 휴전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며 “그들은 현재 점령지에 그대로 남아 있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한 러시아 전직 고위 관료도 외신에 “그(푸틴)는 정말로 현 위치에서 멈출 의향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은 키이우를 수도로 하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은 그대로 보존되지만, 러시아는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거의 20%를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전·현직 관료들은 푸틴 대통령이 현 상황을 휴전할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반격 시도 실패의 여파로 여론이 악화된 데다 서방의 지원 의지도 약화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난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것도 러시아 입장에선 유리한 기회가 됐습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9일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러시아의) 뻔뻔한 살상 의지뿐”이라며 “러시아가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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