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벽 수행을 위해 네 귀퉁이가 방바닥보다 높은 ‘아자형(亞字型)’ 온돌방(하동 칠불사)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2.
면벽 수행을 위해 네 귀퉁이가 방바닥보다 높은 ‘아자형(亞字型)’ 온돌방(하동 칠불사)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2.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시설인 ‘온돌’의 최고 정수로 꼽히는 ‘하동 칠불사 아자방 온돌’이 국가민속문화유산이 됐다. 

2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에 위치한 ‘하동 칠불사 아자방 온돌’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지리산 반야봉 남쪽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칠불사(七佛寺)는 대한불교조계종 13교구 본사인 쌍계사(雙溪寺)의 말사(末寺)로, 1세기경 가락국(駕洛國)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출가해 성불했던 암자인 칠불암(七佛庵)이 이어진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칠불사 경내에는 이른바 ‘아자방(亞字房)’으로 불리는 독특한 형태의 선방(禪房,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인 참선(參禪)을 하는 방)이 있다. 이는 스님들이 벽을 향해 수행할 수 있도록 방 안 네 귀퉁이를 바닥면 보다 한 단 높게 구성함으로써 ‘亞’ 모양의 아자형(亞字型) 방 전체에 구들을 놓아 만든 온돌방이다.

아자방 온돌은 신라시기 때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2017년 진행된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고려시대의 유물(와편, 기단석, 확돌 등)과 함께 기타 여러 기록 자료에 의하면 아자방 온돌은 선종사찰(禪宗寺刹)의 선방으로서 그 기능을 유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옛 선비들이 지리산을 여행하고 남긴 각종 지리산 유람록, 일제강점기 발행됐던 신문기사 등 당시의 자료들을 통해서도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아자방 온돌은 우리나라 전통 온돌문화와 선종사찰의 선방이 결합된 독특한 문화유산”이라며 “불교사와 건축사 등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고, 현존하는 사례 중 희소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지정 가치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하동 칠불사 아자방 온돌’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행정의 자세로 해당 지방자치단체, 관리자 등과 협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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