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생산물가 전월比 0.4%↓
석유화학제품·농산물 내려도
전기료 인상에 하락 폭 제한
“연말·연초 상승 확산 가능성”

농축산 물가와 국제유가 안정에 생산자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06으로 전월 대비 0.4% 내렸다. 부문별로는 농산물이 4.9%, 축산물이 2.3% 하락했다. 21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각종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2023.12.21.
농축산 물가와 국제유가 안정에 생산자물가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06으로 전월 대비 0.4% 내렸다. 부문별로는 농산물이 4.9%, 축산물이 2.3% 하락했다. 21일 서울 소재 유통매장에서 각종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2023.12.21.

[천지일보=김누리·최혜인 기자] 최근 국제 유가와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기료 인상 영향으로 국내 생산자물가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06(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월(-0.1%)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6% 상승해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내수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의 변동을 종합한 지수로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물은 2.7% 하락했다. 수산물(3.8%)이 오르고 농산물(-4.9%), 축산물(-2.3%)이 내린 영향이다. 공산품은 음식료품(0.1%)이 오르고 석탄·석유제품(-5.5%), 화학제품(-0.9%)이 내리면서 평균 0.7% 내렸다.

그러나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오히려 0.7%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산업용 전력(4.6%)이 오르면서 상승률을 키웠다. 금융·보험도 전월 대비 0.2% 올랐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 산출한 11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떨어졌다. 전년 동월과 견줘 1.6% 하락한 규모다. 원재료(-4.0%)와 중간재(-0.8%), 최종재(-0.8%)가 모두 내린 점이 공급물가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서비스는 0.1% 하락했다.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0.1%)가 오르고 부동산 서비스(-0.1%)가 내리면서 보합세를 유지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은 “산업용 전력 인상이 영향을 미쳤고 금융·보험업은 주식 상승에 따라 위탁 매매 수수료가 오른 부분이 반영됐다”면서 “이달에도 전기료 인상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방문해 주요 품목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방문해 주요 품목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번 생산자물가 하락에는 국제 유가와 곡물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국제 유가는 11월 중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하락하면서 전월 대비 17% 내렸고, 곡물 가격도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에 생산물가 하락과 소비자들의 물가 체감 사이에는 괴리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 대부분은 올해 장바구니 물가 수준이 비싸다고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최근 발간된 ‘내일, 우리는’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 열에 여덟 이상(85.9%)이 올해 장바구니 물가 수준에 대해 ‘비싸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55.1%는 ‘비싼 편’ 30.8%는 ‘매우 비싸다’라고 각각 답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외식(16.8%)’보다 ‘집밥(45.9%)’을 해 먹는 이들이 약 3배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자물가지수가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전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1년간 큰 폭으로 둔화해 올해 7월 2.4%까지 낮아졌다. 이후 국제유가·환율·농산물 가격의 영향으로 8월부터 다시 반등, 10월 3.8%까지 높아졌다. 한은은 올해 5월 4.0%에서 6월 3.3%, 11월 2.9%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근원물가 상승률 흐름을 고려하면 내년 말엔 물가 상승률이 목표 안정치인 2%에 근접한 2.1%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앞으로의 국제유가와 국내외 경기 흐름에 따른 불확실성은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근원물가의 둔화 흐름은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노동시장에서의 물가 압력 상존 등으로 지금까지에 비해 다소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업의 가격조정이 집중되면 연말·연초에 물가 오름세가 다시 확산할 수 있는 전개 상황을 유의해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3%로 집계되면서 4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2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면서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6% 올랐다. 농산물은 같은 기간 13.6% 올라 2021년 5월(14.9%)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세부 품목 중에선 사과(55.5%), 토마토(31.6%), 파(39.3%)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모습. ⓒ천지일보 2023.12.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3%로 집계되면서 4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농산물 물가가 2년 6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이면서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6% 올랐다. 농산물은 같은 기간 13.6% 올라 2021년 5월(14.9%) 이후 30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세부 품목 중에선 사과(55.5%), 토마토(31.6%), 파(39.3%)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모습. ⓒ천지일보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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