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 글로벌 입지 다져
드라마 등 ‘2차 저작물’ 인기 확산
문체부 “국가 주도 지원 필요”

웹툰 ‘사내맞선’ (출처: 카카오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3.12.11.
웹툰 ‘사내맞선’ (출처: 카카오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3.12.1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K-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K-웹툰’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국내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가 세계 웹툰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K-웹툰’을 소재로 한 2차 저작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웹툰 분야에서 국가 주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만화 앱 시장 성장세

최근 발표된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2023년 전 세계 만화 앱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도서·만화 인앱(In-app) 구매 수익은 작년 대비 8% 상승한 24억 달러(약 3조 1600억원)로 집계됐다. 12월까지 전체 추정 수익은 28억 달러(약 3조 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픽코마’가 6억 달러(약 7800억원)로 수익 1위를 차지했다. 픽코마는 카카오 자회사가 일본과 프랑스에 서비스하는 웹툰 플랫폼이다. 이어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의 ‘라인망가’가 4억 달러(약 5200억원)’, ‘네이버웹툰’ 2억 달러(약 2600억원), ‘카카오페이지’ 1억 달러(약 13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상위 4개 앱만으로 10개월 동안 13억 달러(약 1조 7천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에서는 카카오, 미국에서는 네이버 웹툰, 일본에서는 픽코마가 1위를 차지했다. 이 보고서는 “카카오와 네이버 웹툰은 시장마다 다른 제품을 내놓으며, 한국, 일본, 미국과 전 세계 만화 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웹툰  ‘N번째 연애’ (출처: 카카오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3.12.11.
웹툰 ‘N번째 연애’ (출처: 카카오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3.12.11.

◆2차 저작물의 글로벌 힘

특히 카카오 웹툰의 글로벌 인기는 글로벌 IP를 활용한 2·3차 저작물로도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해외에 콘텐츠 판권을 판매하며, K-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제작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먼저 웹툰 ‘N번째 연애’는 대만에서 드라마 시리즈 제작이 확정됐다. ‘N번째 연애’는 전 남자친구의 바람으로 장기 연애를 끝낸 여주인공이 소개팅에서 매력적인 남주인공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로맨스물이다.

웹툰 ‘이태원 클라쓰’는 ‘파이어드 업!’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 제작에 들어선다. ‘이태원 클라쓰’는 불합리한 세상 속, 고집과 객기로 뭉친 청춘들의 ‘힙’한 반란을 그린 드라마다.

일본에서는 웹툰 ‘너클걸’을 드라마로 제작했고, 웹소설 ‘외과의사 앨리제’, 웹툰 ‘나 혼자만의 레벨업’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있다. 태국과 홍콩에서는 웹툰 ‘호형호제’와 ‘사내맞선’의 드라마 소식이 전해졌다.

‘옷소매 붉은 끝동’ (제공: 카카오페이지 캡처)ⓒ천지일보 2023.12.11.
‘옷소매 붉은 끝동’ (제공: 카카오페이지 캡처)ⓒ천지일보 2023.12.11.

◆한국 전통과 문화재 소재화

K-웹툰은 한국의 전통 문화를 보여주며,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의 요소로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워싱턴문화원에서 K-웹툰을 주제로 한 전시가 개최됐으며, 많은 외국인의 주목을 받았다. 전시에서는 시대를 넘어 다양한 시선과 역사적 상상력을 담은 ‘옷소매 붉은 끝동’과 ‘정년이’ 등의 작품을 통해 웹툰이 다루는 다채로운 소재, 서사의 매력, 시각적인 요소를 중점적으로 담아냈다.

문화재청은 우리 국가유산을 소재로 한 50부작 웹툰 ‘환수왕’을 제작해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있다. 12일부터 매주 화요일 연재되는 ‘환수왕’은 신비스러운 힘에 이끌려 과거로 돌아가게 된 주인공이 일제강점기에 무분별하게 반출되거나 훼손될 위기에 처한 국가유산들을 외세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아울러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지난달 27일 열린 만화·웹툰 현장간담회에서 “웹툰 분야에서 국가주도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직접 기구도 키우고 진흥위원회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그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주축으로 만화 분야 지원 정책을 펼쳐온 것을 정부 주도의 지원 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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