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대통령, "에스퀴보 영유권은 협상대상 아냐"밝혀
카리브해 세인트 빈센트 국에서 14일 마두로와 회담

12월 3일 실시된 베네수엘라의 가이아나와의 영토 분쟁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참가율이 저조한데다 투표소마다 대기 줄에는 군인들만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출처: 뉴시스)
12월 3일 실시된 베네수엘라의 가이아나와의 영토 분쟁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참가율이 저조한데다 투표소마다 대기 줄에는 군인들만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출처: 뉴시스)

자국 영토에 대한 베네수엘라의 국민투표 등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남미 가이아나가 브라질과 카리브해 무역동맹 등 인접국들의 압박으로 10일(현지시간) 마지 못해 베네수엘라와 긴장완화를 위한 직접 대화와 회담을 하는데 동의했다.

두 남미 국가의 국경은 약 100년전에 결정된 것이었지만 수 년전 가이아나의 문제 지역 에스퀴보에서 엄청난 양의 석유와 광물 지하자원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면서 최근에 다시 분쟁에 불이 붙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주인 3일 광대한 해저유전에 접해 있는 에스퀴보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데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한뒤 면적이 가이아나 영토의 3분의 2에 달하는 이 지역의 병합을 시도하고 있다.

두 나라의 국대들까지도 국경지대에서 서로 충돌하는 지경에 이르자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10일 베네수엘라와 국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카리브해 동부 섬나라 세인트 빈센트에서 14일에 만나 회담을 갖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국민들이 격앙되어 있는 상태여서 어떤 합의도 도출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 대통령도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이미 국경문제의 논의에 관한 한, 가이아나의 입장은 협상 대상도 타협할 수 있는 것도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에세퀴보를 언제나 자국 영토로 여겨왔으며, 이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부터 국경 안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899년 가이아나가 아직 영국 식민지에 속해 있을 때 지금의 국경이 그려진 것이 분쟁의 원인이 되어왔다.

당시 국경을 정한 것은 영국, 러시아, 미국의 세 나라였다. 당시 베네수엘라는 영국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이 위원회에서 베네수엘라를 대신해 참석했다.

베네수엘라는 당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자기들을 속이고 문제의 땅을 빼앗은 거라며 1966년 분쟁 해결을 위해 원래의 국경선을 무효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미에서 유일한 영어사용국가인 가이아나는 원래의 국경이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주장하면서 2018년 국제사법재판소에 영유권 문제를 제소했지만 판결은 몇 년이 걸릴지 아득한 상황이다.

가이아나는 유엔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베네수엘라는 옛 국경 합의 당시의 문건의 조항을 들어 가이아나와 직접 양국 회담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추진해왔다.

알리 대통령은 "우리 국경에 관한 한 절대로 어떤 양보도 할 수 없다. 그 문제는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공정과 양식이 승리하여 모든 파괴적인 위협이 멈추고 평화와 안정을 되찾기 바랄 뿐이다"라고 대국민연설에서 밝혔다.

이번 회담은 세인트 빈센트국의 랄프 곤살베스 총리 주재로 열리며 베네수엘라, 가이아나와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데다 이번 일로 평화유지군까지 주둔시키고 있는 브라질이 옵서버국가로 참석한다.

가아이나의 알리 대통령은 지난 주 8일 밤 카리브해 국가 정상들과 비상대책회의를 가진 뒤 그들의 대화요구와 가이아나 지지의사 천명에 따라서 마두로와의 회담을 갖는데 마지 못해 찬성했다.

마두로는 이번 에스퀴보 문제를 벼랑끝에 몰린 정권의 지지도와 빈곤층의 양산으로 바닥에 떨어진 경제적 악화를 돌파하기 위한 좋은 기회로 여기고 여기에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국민투표 결과 과반이 약간 넘는 유권자 1050만명이 찬성했다며 국력을 총동원해서 1899년의 국경을 재조정하고 에스퀴보를 하나의 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을 주겠다고 마두로는 밝혔다.

가이아나는 산유국인데도 빈곤의 늪에 빠진 베네수엘라와 달리 석유 부국으로 경제를 잘 운용해온 국가이지만, 이번 사태로 영토의 대부분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조지타운( 가이아나)=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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