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러시아 상원은 7일(현지시간)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내년 3월 17일로 지정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본질적으로 이 결정은 선거 운동 시작을 의미한다"며 "이번 선거는 러시아 발전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8일 대선 관련 회의를 연다. 중앙선관위는 결의안 발표 10일 이내에 사흘간의 다일제 투표를 할지 결정할 수 있으며, 결정은 번복될 수 없다.

대선 날짜가 확정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이미 출마를 결심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는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임기를 6년 더 연장할 수 있게 된다. 그는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 대행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총리로서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

출마 선언과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의 성명은 없었다"며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자"고 말했다.

지난달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크렘린궁이 푸틴 대통령의 입후보를 위한 '추대 그룹' 조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그가 대선에 무소속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과 2004년 대선에서는 무소속으로, 2012년에는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 후보로 각각 출마했다. 2018년에는 다시 무소속으로 대선에 나서 당선됐다.

하원 450석 중 27석을 차지한 정의러시아당의 당수이자 푸틴 대통령의 지지자인 세르게이 미로노프 의원은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푸틴 대통령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그를 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내년 대선엔 보리스 나데즈딘 전 의원과 기자·변호사 출신 예카테리나 둔초바가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이 하원(국가두마)에 의석을 가진 정당이나 지역의회에서 3분의 1 이상 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후보로 지명되지 않는 한 정식 후보로 등록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러시아 선거법에 따르면 군소 정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40개 이상 지역에서 각각 10만명, 3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 극단주의 혐의로 구금 중이어서 실제 후보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교롭게도 러시아 법원은 이날 기르킨에 대한 구금을 6개월 연장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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