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中정부에 탈퇴 의사 밝혀
배경엔 “경제적 이익 적어”

[로마=AP/뉴시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022년 10월 26일(현지시간) 로마 상원에서 새 내각에 대한 신임안 투표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로마=AP/뉴시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022년 10월 26일(현지시간) 로마 상원에서 새 내각에 대한 신임안 투표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탈리아가 중국에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오는 2024년 3월에 만료되는 일대일로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공식 서한을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19년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했다.

그러나 작년에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 협정이 이탈리아에 큰 이득을 가져다주지 못했다며 탈퇴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른 정부 소식통들도 “더 이상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중국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할 의향이 있다”며 “다른 G7 국가들은 (일대일로 구상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우리보다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2024년에 G7 의장국을 맡게 된다.

2013년 일대일로가 출범한 이후 100개 이상의 국가가 중국과 협약을 체결해 일대일로 인프라 및 건설 프로젝트에 협력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이번 결정에는 경제적 이유가 꼽힌다. 이탈리아는 2019년 가입 당시 무역 특수를 기대했지만 결국 수혜를 입은 쪽은 중국 기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9년 130억 유로에서 지난해 총 164억 유로(177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이탈리아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대이탈리아 수출은 같은 기간 317억 유로에서 575억 유로로 더 크게 증가했다.

이탈리아의 주요 유로존 무역 파트너인 프랑스와 독일은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작년에 중국에 훨씬 더 많은 수출액을 올렸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탈퇴와 관련 중국은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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