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대표 주거지 압수수색
‘대선 허위 인터뷰’ 공모 의혹
뉴스타파 “책임 묻겠다” 반발
“민주화 이후 전례없는 폭거”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9월 14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가 9월 14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검찰 압수수색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 대선 국면에서 허위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검찰이 6일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뉴스타파는 “근거 없는 소설”이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은 이날 김 대표의 서울 서대문구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대장동 수사의 방향을 뒤집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대선을 앞둔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가 신 전 위원장과 김씨의 허위 인터뷰를 보도해 윤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과정에 김 대표가 공모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9월 15일 신 전 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조우형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대선 개입을 목적으로 한 허위 보도라고 보고 있다. 또 당시 신 전 위원장이 인터뷰 직후 김씨로부터 1억 6500만원을 받았는데 검찰은 이 돈이 인터뷰 대가라고 의심하고 있다. 신 전 위원장은 “책을 팔고 돈을 받은 것”이라며 허위 인터뷰 대가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가 김씨의 인터뷰를 왜곡해 보도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김 대표가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 약 8개월 전인 올해 1월 신 전 위원장과 김씨 사이 돈거래 사실도 인지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위원장은 1월 9일 한 언론사 기자로부터 김씨로부터 허위 인터뷰 대가로 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취재 전화를 받은 뒤 김 대표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일이 이렇게 됐지만 조직을 우선하는 판단을 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신 전 위원장은 정식 경위서를 뉴스타파에 제출한 뒤 뉴스타파 전문위원 자리에서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지난 9월 1일 “신 전 위원장이 자신의 저작물을 김씨에게 판매했다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보도 결정 과정에 두 사람의 금전 거래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등 단체로 구성된 ‘검찰예산 검증 공동 취재단’ 관계자들이 9월 14일 오후 대장동 허위 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 중인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전국 67개 검찰청 특수활동비 예산 검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뉴스타파 등 단체로 구성된 ‘검찰예산 검증 공동 취재단’ 관계자들이 9월 14일 오후 대장동 허위 보도 의혹 관련 압수수색 중인 서울 중구 뉴스타파 앞에서 전국 67개 검찰청 특수활동비 예산 검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씨의 인터뷰를 보도한 한상진 기자 역시 9월 8일 MBC 라디오에서 “돈거래와 관련해서는 보도 당시 전혀 예상 못 했다”며 “(2022년) 3월 4일 녹음파일을 받았는데 이미 한 6개월쯤 전에 신학림 선배가 돈을 받았다. 그게 아무리 정상적인 거래라고 주장하더라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제가 보도했겠느냐”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검찰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지난 9월 14일 뉴스타파 사무실을 강제수사하며 같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의 주거지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또 윤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해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JTBC 출신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허재현 리포액트 대표 기자 등을 압수수색 했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끝내는 대로 김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뉴스타파는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3월 6일 보도는 공직 후보자에 대한 지극히 정상적인 검증 보도로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었다”며 김만배-신학림 두 사람 사이의 출판물 매매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은 ‘대선개입 허위 인터뷰’로 규정하고 10명 이상의 검사를 투입해 수사했지만, 수사 착수 3달이 지난 지금까지 당초에 공표했던 피의 사실을 입증할만한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와 기자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 검찰에 협조해 왔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검찰이 언론사 대표의 자택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민주화 이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폭거”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분명하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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