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화 이어 서비스로 소비 부진 확산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천지일보 DB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천지일보 DB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근 외식·여가 등 소비가 위축되면서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이 0%대로 내려앉았다.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더욱 우려되는 건 내년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인데, 고금리·고물가 기조 장기화하면서 내수 침체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10월 서비스업 생산 0.8% 증가

3일 연합뉴스가 인용 보도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업 생산(불변지수)은 작년 동월 대비 0.8% 늘면서 증가 폭이 0%대에 머물렀다.

2021년 2월(-0.8%) 이후 3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데, 특히 최근 둔화세가 뚜렷해 주목된다.

분기별 생산 증가 폭을 보면 지난해 3분기 8.5% 증가하며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하락해 지난 2분기 2.3%, 3분기에는 1.9%까지 줄어들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2021년 4분기부터 거의 매 분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올해 2분기 7분기 만에 마이너스(-2.7%)로 전환했고 3분기(-4.7%)에는 감소 폭을 더 키웠다. 지난달에는 1년 전보다 5.2% 감소했다.

도소매업 역시 올해 2분기 1.1% 감소해 10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3분기에는 1.9% 줄어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지난달에는 3.7% 줄며 2020년 8월(-6.4%)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엔데믹(질병의 토착화) 직후 여행 증가 등으로 줄곧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보였던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증가 폭이 빠르게 줄면서 지난달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재화에 집중됐던 내수 부진이 엔데믹 이후 ‘보복 소비’로 버텨온 서비스 분야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고금리와 고물가 장기화의 영향과 무관치 않다.

◆이외 정부 발표 각종 지표서도 감지

서비스업 부문의부진 조짐은 매달 정부가 발표하는 산업활동 동향 분석 자료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6월 이후 정부는 ‘서비스업 개선세’를 긍정적인 소비 흐름 중 하나로 강조했지만, 지난 9월 ‘완만한 개선세’로 톤이 낮아진 뒤, 10월 분석에서는 서비스업에 대한 평가 항목이 아예 사라졌다.

단기 동향 분석에 주로 활용되는 계절조정지수도 전달보다 0.9% 감소하면서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도소매업이 2020년 2월(-3.8%)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폭인 3.3% 줄면서 감소세를 이끌었다. 숙박·음식점업도 2.3% 줄어 석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매판매(계절조정지수)도 전달보다 0.8% 줄어들면서 두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올해 4월(각각 -0.4%·-2.6%) 이후 6개월 만이다.

최근 심화하는 소비 부진은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이 크다는 것이 정부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가계 실질 소득이 줄고 이자 부담도 크게 늘면서 민간 소비 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것인데, 여기에 고금리·고물가 기조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에도 소비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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