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사천왕사 터 출토 녹유신장벽전 A형·B형·C형 (사진제공: 문화재청)
“2년간 발굴·연구한 200여점 조각 활용해 복원”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삼국유사 ‘양지사석(良志使錫)-조(條)’에는 1300여년 전 신라의 대표 조각가였던 양지 스님이 지팡이 끝에 포대를 걸어두면 지팡이가 저절로 날아가 시주를 받아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 등 양지 스님의 행적이 기록돼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오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신라 사찰에서 발굴된 출토 유물을 선보이는 기획전시 ‘良志使錫(양지사석)’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출토유물 보관동 전시실에서 연다.

전시는 1300여년 전 신라의 대표 조각가 양지 스님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사천왕사(四天王寺)’ 출토 ‘녹유신장벽전(綠釉神將甓塼)’의 복원을 기념하고, 양지 스님의 작품들을 통해 그의 뛰어난 재능과 예술 세계를 살펴보고자 기획됐다.

발견 100년 만에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가 공개되는 녹유신장벽전을 비롯해 ▲삼국유사 속 양지 스님 ▲양지 스님의 행적 ▲사천왕사 창건 기와와 전돌 ▲석장사 터 출토 유물 ▲녹유를 칠한 보물 등 다양한 주제로 양지스님의 예술적 재능과 함께 신라 불교문화의 우수성을 재조명한다.

‘녹유신장벽전’은 녹색 유약을 칠한 가로 약 70㎝, 세로 약 90㎝, 두께 7~9㎝의 사각형 벽돌로, 표면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신(神)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1915년에 처음으로 녹유신장벽전의 부서진 조각들이 발견됐으며,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006~2012년 시행한 사천왕사 터 발굴조사에서도 여러 조각이 수습됐다.

발견된 녹유신장벽전은 비록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뛰어난 조형성과 높은 완성도로 통일신라 불교 조각의 걸작으로 평가돼 왔다.

▲ 사천왕사 터 출토 녹유 장식기와 (사진제공: 문화재청)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사천왕사 목탑 기단부를 재현해 목탑을 장식했던 녹유신장벽전의 본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녹유신장벽전과 같은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천왕사 창건기 유물을 함께 전시해 통일신라의 성전사원(成典寺院)이자 호국사찰로서의 사천왕사를 재구성한다.

이외에도 양지 스님이 머물렀던 석장사 터에서 출토된 유물과 신라 왕경 지역에서 발견된 녹유를 바른 유물들이 함께 전시된다.

연구소는 “발굴조사를 통해 녹유신장벽전이 사천왕사 목탑의 기단면석(基壇面石, 기단부의 기둥석 사이를 막는 판석)이었음을 밝혔다”며 “최근 2년간의 연구 끝에 출토된 200여점 조각들을 활용해 3종의 녹유신장벽전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용어설명
성전사원(成典寺院): 통일신라시대에 국가가 직접 관리한 사찰로, 사천왕사를 포함해 감은사(感恩寺), 봉성사(奉聖寺) 등 7개의 사찰을 일컬음

▲ 목탑 기단부 복원 모식도 (사진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