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무장단체 동맹, 군정 타도 위한 ‘1027’ 이후 격파
미얀마-중국 국경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중국군 군사 훈련도

미얀마 군사정권 타도를 위한 저항군 ‘소수민족 무장단체 동맹’이 총공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서면서 군정 지배 구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군정은 전략적 국경 도시, 주요 군사 요충지 및 주요 무역로를 잃으면서 지지율 낮은 군부 역량의 한계를 드러냈다. 사진은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출처: 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 타도를 위한 저항군 ‘소수민족 무장단체 동맹’이 총공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서면서 군정 지배 구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군정은 전략적 국경 도시, 주요 군사 요충지 및 주요 무역로를 잃으면서 지지율 낮은 군부 역량의 한계를 드러냈다. 사진은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출처: AF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얀마 군사정권 타도를 위해 ‘소수민족 무장단체 동맹’이 총공세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서면서 군정 지배 구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아울러 군부가 국경을 통제하지 못하고 새로운 난민 물결이 접경 국가로 흩어지는 상황에서 유일한 글로벌 동맹국이자 주요 투자처 중 하나인 중국과의 관계도 위기에 처하게 됐다.

2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이라와디, CNN 등에 따르면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및 연합군 인민방위군이 참여하는 ‘형제동맹’은 지난달 27일 “억압적인 군사 독재를 근절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대규모 합동 작전을 시작했다. 이후 이들은 미얀마군의 전초기지와 주둔지 수백 곳을 빼앗았다.

미얀마 북동부 샨주에서 시작된 최초 공격이 여러 지역으로 확대된 가운데 군정은 많은 타격을 입고 수도권 방어에만 집중하는 처지가 됐다. 동맹은 샨주 미얀마군 기지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기지, 샨주 남쪽에 있는 카야주 기지도 점령했다. 또한 총공세를 펼친 지난 한 달여간 미얀마군 수백명이 사망하고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군 최소 43명이 국경을 넘어 인도나 중국으로 도망친 사례도 있었다. 외신이 인터뷰한 동맹군은 “자신들이 만나는 군부 병사들이 싸울 의욕을 잃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동맹은 공격 개시일인 10월 27일 날짜를 딴 ‘1027 작전’을 시작하면서 “궁극적으로 군부를 몰아내고 미얀마 국민의 완전한 권리와 대표성을 갖는 연방 민주주의를 수립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동맹은 미얀마군을 연이어 격파하고 중국과의 국경무역 지역까지 장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강력한 무장 소수민족 민병대가 동맹과 합세해 전례 없는 조직력으로 새로운 주요 공세를 감행했다. 군정은 전략적 국경 도시, 주요 군사 요충지 및 주요 무역로를 잃으면서 지지율 낮은 군부 역량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로써 2021년 유혈 쿠데타가 발생한 지 거의 3년이 지난 지금, 군부는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얀마의 독립 분석가인 매튜 아놀드는 “군부는 지금 빠른 속도로 붕괴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적으로 더 광범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잔혹함과 공포 속에서 미얀마를 통치해온 군부와 같이 뿌리 깊게 박힌 기관을 몰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며, 군부가 물러서기를 거부한다면 미얀마는 더 깊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북부 외곽 지역에서 공세를 시작한 동맹은 수도 네피도까지 진격하겠다며 점차 정권 중심부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 공세가 심상치 않자 군정은 네피도 방어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렸다. 하지만 군정은 국영 언론을 통해 공세로부터 주요 군 본부를 보호하기 위해 수도 네피도에 1만 4000명의 병력을 주둔시켰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군부는 군사 훈련에 참석할 공무원을 모집하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면서 “가짜 뉴스와 잘못된 정보”라고 일축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1027 작전 이후 미얀마에서 난민 약 33만 500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인 사망자가 200명에 육박하고 263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

미얀마군이 외곽 지역에서 포격과 공습을 가하고 있어 실제 민간인 사상자 수는 공식 집계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미얀마는 남쪽으로는 태국, 서쪽으로는 방글라데시와 함께 세계 강대국인 중국과 인도 사이에 끼어 있으며, 미얀마의 내전은 인접국들과의 관계를 붕괴시킬 위험이 있다. 실제로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얀마 측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군이 미얀마 국경의 중국 측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남부전구사령부 대변인 톈쥔리 대령은 “전속사령부는 각종 비상사태에 대응할 준비가 항상 돼 있다”며 “이는 이웃 나라의 내정에 개입하기 위한 행위라기보다는 미얀마 내전으로 인한 국경 지역의 안정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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