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100대기업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직원 84만6824명 중 임원 7069명… 0.83%
증권업 임원될 확률 가장 높아… 유통업 최저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100대 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 명함을 새길 확률은 0.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이 임원 반열에 오르려면 올해 기준 120대 1 정도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과 임원 수를 비교했고 사내 및 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으로 한정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매출액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은 0.83%로, 작년(0.82%)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직원 중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산술적으로 계산한 수치다.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100대 기업 전체 직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84만 68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파악된 83만 3720명보다 1만 3104명(1.6%↑) 늘어난 수치다. 미등기임원 역시 작년 6894명에서 올해 7069명으로 2.5% 늘어났다.

산술적으로 전체 직원 중 임원 비중은 올해 119.8대 1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원 120명 정도가 치열하게 경쟁해 1명 정도만 겨우 임원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한국CXO연구소는 설명했다.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지난 2011년 105.2명에서 2021년 131.7명까지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120.9명으로 소폭 줄었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회사별로 임원 승진 가능성은 제각각이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경우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13.4명으로, 직원이 임원을 달 수 있는 산술적 확률은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은 7.5%였다. 포스코홀딩스도 임원 1명당 직원 15.3명꼴(6.5%)로 파악됐다.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반면 미등기임원 숫자가 10명 이상 되는 기업 중에서는 기업은행의 임원 승진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의 임원 1명당 직원은 916.1명으로,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0.1% 수준인 셈이다.

비상장사여서 이번 조사 대상인 100대 상장사에서 빠지긴 했지만, 국민은행(임원 1명당 직원 453.8명)과 하나은행(496.5명), 신한은행(637.2명), 우리은행(805.3명) 등 대형 은행도 임원 반열에 오를 확률은 0.1∼0.2%대 수준에 그쳤다.

올해 100대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1152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사내이사 5명까지 합치면 삼성전자의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157명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1명당 직원 숫자는 107.7명으로, 작년(107.0명)보다 소폭 늘었다. 임원 승진 확률은 0.93% 수준이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37.7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올라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업종에 비해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비교적 임원이 될 기회가 컸다.

무역(55.4명), 석유화학(70.3명), 보험(72.8명), 건설(88.5명), 금속철강(88.8명), 정보통신(99.0명) 업종도 임원 승진 경쟁률이 100대 1보다 낮았다.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제공: 한국CXO연구소) ⓒ천지일보 2023.11.27.

반면 유통 분야는 직원 259.7명당 1명 정도만 임원 명패를 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의 특성상 매장 직원이 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은 다른 업종에 비해 낮았다.

항공해운(180.6명), 조선중공업(172.3명), 자동차(142.6명), 전기·전자(138.7명) 업종의 임원 승진 경쟁률은 100대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연말과 내년 초 대기업 임원 승진 인사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임원 승진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AI 산업의 빠른 진화로 인해 금융업에서는 직원 수를 줄여나갈 가능성이 커져 임원이 될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에는 최상급 수준의 젊은 IT 인재를 임원급으로 영입하려는 흐름이 강해 2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이 임원으로 오를 기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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