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軍시설 다 위성촬영했다는 北… 진위 파악 안 돼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로 한국과 미국의 주요 군사 기지를 잇달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밤 쏘아 올린 정찰위성으로 한반도는 물론 괌과 하와이의 미군기지까지 위성으로 들여봤다는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오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아 오전 9시 59분 40초부터 10시 2분 10초 사이 정찰위성이 진해, 부산, 울산, 포항, 대구, 강릉 등 중요 표적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봤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위성이 부산 남구 용호동 군항에 정박해 있는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호도 촬영했다고 전했다.

또 평양시간 25일 새벽 5시 13분 22초에는 정찰위성이 미국 하와이 상공을 통과하며 진주만의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의 히캄 공군기지 등을 촬영한 사진도 김 위원장이 확인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 24일에도 김 위원장은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아 당일 오전 촬영한 목포, 군산, 평택, 오산, 서울 등의 위성 사진을 확인했다. 이들 도시에는 공군, 해군, 해병대, 주한미군 기지 등이 위치한다.

북한은 지난 22일 괌 미군기지도 촬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위성의 사진 촬영 및 사진의 지상 전송 작업은 궤도에 들어간 위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중요한 절차다.

북한의 주장대로 정찰위성이 전국 각지의 주요 군사시설을 상공에서 촬영했다면 대남 위협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북한이 촬영 사진들을 공개하지는 않아 아직 발표의 사실 여부를 판단하긴 쉽지 않다. 정찰위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해도 해상도가 낮아 군사적인 효용성을 갖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북한이 정찰위성으로 군사시설이나 항공모함 등 덩치가 큰 표적은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을 가능성이 커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