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에 있는 덕숭산 중턱의 수덕사는 삼국시대 백제 말에 창건된 사찰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本寺)다. 수덕사 대웅전은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서 1308년(충렬왕 34년)에 건립돼 건축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는 대표적인 충남의 문화재다.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에 있는 덕숭산 중턱의 수덕사는 삼국시대 백제 말에 창건된 사찰로서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本寺)다. 수덕사 대웅전은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서 1308년(충렬왕 34년)에 건립돼 건축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는 대표적인 충남의 문화재다. ⓒ천지일보 2023.11.23.

 

대웅전, 현존하는 최고(最古) 목조건물
절경 유명·기암괴석 풍부·절묘한 형상
가요 ‘수덕사의 여승’으로 널리 알려져
온천 겸한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적합해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초겨울 속 단풍 풍경이 아직 남아 있어 만추(晩秋)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지난 21일 덕숭산(德崇山) 수덕사를 찾았다.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전경. (제공: 충남도) ⓒ천지일보 2023.11.23.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전경. (제공: 충남도) ⓒ천지일보 2023.11.23.

덕숭산 중턱의 쪽빛 하늘 아래, 천년의 역사를 고이 간직한 수덕사(修德寺)는 삼국시대 백제 말에 창건된 사찰이다. 천년의 세월 가운데 수많은 시련을 버텨온 자연 속 나무와 바위들, 건물과 암자 등을 바라보며 깊은 상념에 빠져보게 된다.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각양각색의 나뭇잎에 비치는 밝은 햇살이 더욱 따사로운 빛으로 다가왔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초겨울 속 단풍 풍경이 아직 남아 있어 만추(晩秋)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덕숭산(德崇山) 수덕사 입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초겨울 속 단풍 풍경이 아직 남아 있어 만추(晩秋)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덕숭산(德崇山) 수덕사 입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덕숭산은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에 있는 495m 높이의 산이다. 수덕산(修德山)이라고도 하는 이곳에 가요 ‘수덕사의 여승’으로 널리 알려진 수덕사가 있다.

덕숭산은 ‘호서(湖西)의 금강산(金剛山)’이라고도 불릴 만큼 절경으로 유명하다. 수덕사의 대웅전은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건물이다.

수덕산은 기암괴석이 풍부해 바위들이 사람의 두개골이나 노적가리, 사나운 짐승이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형상을 지닌 절묘한 형상을 지니고 있다. 절경으로는 원효봉과 석문봉, 덕숭산, 해태바위 등이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입구의 늦가을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입구의 늦가을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이곳에는 수덕사를 비롯해 정혜사, 만공탑, 여승당, 보덕사 등 많은 문화재가 있으며 충의사와 덕산온천 등 명소가 있다. 수덕산은 수덕사 등 사찰산행과 온천산행을 겸할 수 있다. 등산코스는 코스가 짧아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도 좋다.

수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本寺)다. 창건에 대한 뚜렷한 기록이 없어 창건설화가 분분하지만 사기(寺記)에는 백제 말에 숭제법사에 의해 창건됐다고 한다.

제30대 무왕 때 혜현이 법화경을 강론했고 고려 제31대 공민왕 때 나옹이 중수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일설에는 599년(법왕 1년)에 지명법사가 창건했고 원효가 중수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이후 한말에 경허가 이곳에 머물면서 선풍을 크게 일으켰고 1898년(광무 2)에 경허의 제자 만공이 중창한 뒤 이 절에 머물면서 많은 후학들을 배출했다.

우리나라 4대 총림의 하나인 덕숭총림이 있으며 현재까지 많은 수도승들이 정진하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1962년 국보로 지정된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명부전을 비롯한 백련당, 청련당, 염화실, 조인정사, 무이당, 심우당, 황하정루, 천왕문, 금강문, 일주문, 범종각 등이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수덕사 대웅전은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서 1308년(충렬왕 34년)에 건립돼 건축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는 대표적인 충남의 문화재다.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수덕사 대웅전은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건물로서 1308년(충렬왕 34년)에 건립돼 건축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는 대표적인 충남의 문화재다. ⓒ천지일보 2023.11.23.

◆문화재 가치 높은 대웅전과 삼층석탑

수덕사의 입구에서 오색 단풍을 즐기며 조금 걸어 들어가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웅장한 목조건물인 대웅전이 눈에 들어온다. ‘대웅전’은 1308년(충렬왕 34년)에 건립된 건물로, 건축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는 대표적인 충남의 문화재다.

대웅전 안에는 중앙의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약사불, 아미타불의 삼세불이 있다. 2003년에 보물로 지정된 목조삼세불좌상은 만공이 전라북도 남원에 있는 만행산 ‘귀정사(歸淨寺)’로부터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수덕사 앞마당에 있는 ‘삼층석탑’은 1983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수덕사 앞마당에 있는 ‘삼층석탑’은 1983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천지일보 2023.11.23.

대웅전 앞마당에는 여래탑이라고도 불리는 ‘삼층석탑’이 있는데 1983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1936년 대웅전 중수 때 발견된 벽화는 건립 당시의 것으로서 주악공양비천도, 수화도, 야화도, 금룡도, 오선도 등이 있었으나 지금은 서까래에 희미하게 금룡도만이 남아 있다.

일주문은 도톰하게 깎은 돌기둥 두 개에 기와지붕을 얹고 있다. ‘덕숭산수덕사(德崇山修德寺)’라고 쓴 현판은 서예가 손재형의 글씨이며 지붕의 처마에는 붉은 여의주를 문 용이 조각돼 있다. 범종각에는 1973년에 조성된 무게 6500근의 종이 봉안돼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수덕사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덕숭산 수덕사 입구. ⓒ천지일보 2023.11.23.

◆‘청춘을 불사르고’의 김일엽이 머문 곳

수덕사의 산내 암자로는 정혜사(定慧寺)를 비롯해 견성암(見性庵), 금선대, 환희대 등이 있다. 현재 이 절의 말사는 66개이다. 이 가운데 정혜사에는 비구 선원인 능인선원이 있으며 견성암에는 비구니 선원인 제일선원이 있다.

또 금선대에는 진영각이 있으며 진영각 안에는 만공의 영정과 유물이 보관돼있다. 환희대는 ‘청춘을 불사르고’를 지은 김일엽(金一葉)이 기거하다가 죽은 곳이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에 있는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에 있는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만공탑은 만공을 추모하기 위해 제자들이 세운 탑으로서 둥근 돌이 올려져 있는 특이한 부도이다. 조인정사 앞에 세워진 칠층석탑은 화강암으로 만든 탑으로서 지대석 위에 기단 면석 외부로 두드러지게 우주를 표현하고 있는데 면석에는 두께 10㎝ 정도의 사각 테두리가 둘려져 있다. 기단 위에 탑신부의 옥신은 없는데, 그 대신 4개의 정사면체 석재를 주춧돌처럼 놓아 1층 옥개석을 받치도록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 입구에 있는 사천왕 모습.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 입구에 있는 사천왕 모습. ⓒ천지일보 2023.11.23.

근역성보관에 소장돼 있는 거문고는 만공이 고종의 둘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으로부터 받은 것으로서 이 거문고에는 이조묵이 새긴 공민왕금이라는 글씨와 함께 만공의 시가 새겨져 있다. 수덕사는 한국 불교를 해외에 알리는데 선구적 역할을 하였던 숭산(崇山, 1927∼2004)이 1949년 고봉(古峰)에게 비구계를 받은 사찰이기도 하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에 있는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입구, 중요 문화재와 유물들을 보유한 근역성보관(박물관)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에 있는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입구, 중요 문화재와 유물들을 보유한 근역성보관(박물관)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수덕사 창건설화 ‘수덕 도령과 덕숭 낭자’

수덕사 창건설화로는 ‘수덕 도령과 덕승 낭자’ 이야기가 전해진다. 홍주 고을에 ‘수덕’이라는 도령이 살았는데 어느날 사냥을 나갔다가 한 낭자가 뛰어가는 것을 보고 사랑에 빠지고 그 낭자가 이웃 고을에 사는 덕승이라는 것을 알고 청혼하자 덕숭 낭자는 집 근처에 절을 지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에 있는 범종(梵鐘).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에 있는 범종(梵鐘).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에 있는 범종(梵鐘).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에 있는 범종(梵鐘). ⓒ천지일보 2023.11.23.

절이 완공되자 약속대로 둘은 혼인했으나 덕숭 낭자는 접촉을 거부했고 수덕 도령이 참지 못하고 덕숭 낭자를 껴안자 안타깝게도 덕숭 낭자는 이불과 함께 사라지고 버선만 남았다.

얼마 후 둘이 살던 집은 잿더미로 변하고 그곳에 바위가 생겼는데 바위에는 버선 모양의 꽃이 피어났다. 이후 산은 덕숭 낭자라는 관음보살의 화현이 살았다 해 덕숭산으로, 절은 수덕 도령이 지었다 해 수덕사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에 있는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대웅전 입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에 있는 덕숭산(德崇山) 중턱의 수덕사 대웅전 입구 전경. ⓒ천지일보 2023.11.23.

◆‘관음바위’ 전설과 ‘버선꽃’ 이야기

수덕사가 오랜 세월이 지나 퇴락해 중창불사를 해야 했으나 불사금 마련이 어려웠는데 어느날 묘령의 여인이 찾아와 불사를 위한 공양주를 자청했다. 이 여인이 미모가 빼어나 수덕 각시라는 이름으로 알려지자 많은 사람이 찾아왔는데 그 중 신라 재상의 아들인 정혜(定慧)가 청혼하자 불사가 성취되면 혼인하겠노라고 약속했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에 있는 법고(法鼓).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德崇山) 수덕사에 있는 법고(法鼓). ⓒ천지일보 2023.11.23.

정혜가 가산을 털어 3년 만에 불사를 끝내고 수덕 각시에게 같이 떠나자고 하자 수덕 각시가 옷을 갈아입는다며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자 정혜가 방으로 들어갔고 수덕 각시가 다른 방으로 가려고 하자 정혜가 붙잡았는데 그 순간 옆의 바위가 갈라지며 여인은 방과 함께 사라지고 버선과 갈라진 바위만 남게 됐다.

이후 바위가 갈라진 틈에서는 봄마다 ‘버선꽃’이 피고 있으며 절 이름은 관음보살의 화현인 수덕 각시에서 따서 수덕사라 부르고 정혜는 무상함을 느끼고 산마루에 올라 정혜사를 지었다고 한다.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 수덕사 입구에 있는 맛집의 더덕정식. ⓒ천지일보 2023.11.23.
[천지일보 충남=김지현 기자] 충남 예산 덕숭산 수덕사 입구에 있는 맛집의 더덕정식. ⓒ천지일보 2023.11.23.

◆덕산온천도 즐기고 더덕정식·산채비빔밥도 맛보고 

덕숭산 수덕사의 절경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 덕산온천에서 풍요롭고 건강에 유익한 온천물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수덕사 주변에는 도심의 먹자골목보다 더 화려한 맛집들이 즐비하고 현대판 커피숍 등 다양한 힐링 쉼터와 넓은 주차장이 있으며 가족, 친지들과 함께 편안하고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어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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