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대관식 후 첫 국빈
원전·신재생·수소 등 내세워
세계 탄소중립 주도하려는 英
신규 원전 英수출 가능성 커져

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한-영국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11.20.
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한-영국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11.20.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영국을 국빈 방문하는 가운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협력이 더욱 강화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영국은 한국과의 교역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수출액 63억 달러(20위), 수입액 85억 달러(27위) 규모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14대 수출국인 독일(101억 달러, 약 8조 1300억원)을 비롯해 폴란드(79억 달러) 등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는 작은 규모다.

그러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탄소중립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영국이 전 세계 처음으로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목표를 법적으로 도입하는 등 탄소중립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는 영국의 에너지 안보·성장 전략의 주요 축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영국은 재작년 열린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의 의장국으로서 탄소중립 시대를 주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발표한 ‘에너지 안보 및 넷제로 성장 계획’에서도 주요 전략으로 신규 원자력발전소, 차세대 원자로(AMR) 실증, 신재생에너지, 탄소포집·활용(CCUS), 수소에너지 등을 내세웠다. 넷제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화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 정부가 내세운 핵심 정책들은 우리나라 탄소중립 과제와도 많은 부분 겹친다.

이에 따라 이번 방문에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해상풍력 프로젝트, 소형모듈 원자로(SMR) 개발 등의 협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원전 분야는 반도체와 함께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분야다. 이에 반해 영국은 목표대비 17기가와트(GW)에 달하는 원자력 발전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세부적으로 오는 2050년까지 24GW 목표대비 현재 가동되는 원전 발전량은 7GW 수준이다. 대규모 원전 수주가 기대되는 이유다.

실제 한국과 영국 정부는 원전산업 협력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올해 들어선 한국전력이 영국원자력청 출범을 맞아 신규 원전 건설 참여 방안을 논의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현지에서 원전을 운영하는 회사 등과 관계망을 구축, 독자적인 수출까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탐라해상풍력발전소 전경 (제공: 한국남동발전) ⓒ천지일보 2021.6.4
탐라해상풍력발전소 전경 (제공: 한국남동발전) ⓒ천지일보 2021.6.4

이와 함께 한국이 강국으로 평가받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양국 간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영국으로 향하는 수출 품목으로는 전기차와 기타 자동차(28.6%), 무선전화기(7.9%) 등이 상위로 꼽혔다. 모두 반도체가 들어가는 분야다. 그중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3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매출 규모도 전년 대비 18.5% 증가한 총 323억 달러(약 41조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20일~23일(현지시간)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대관식 이후 처음으로 초청받은 국빈이 됐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후 런던에 도착해 동포간담회로 첫 일정을 시작, 21일 영국 왕실의 공식 환영식과 국왕 주최 버킹엄궁 환영 오찬 등으로 국빈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을 펼친다. 수교 140주년을 맞아 양국의 역사를 짚어보고 양국이 추구할 미래 비전과 협력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이 외국 의회에서 외국어로 연설하는 건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의 연설에 이어 두 번째다.

방문의 두 번째 날인 22일에는 리시 수낵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을 열고 원전·방산·바이오·우주·반도체·재생에너지·인공지능(AI)·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며 ‘한-영 어코드 문건’을 채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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