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이 헬리콥터, 민간인에 폭격”
이 “학살을 저지른 것은 하마스”
하마스·이스라엘, 모두 전쟁범죄
구호가, 가자에서 총 102명 死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6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본격적인 전쟁범죄 상황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병사들 (출처: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6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본격적인 전쟁범죄 상황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사진은 가자지구 지상전에 투입된 이스라엘군 병사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6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본격적인 전쟁범죄 상황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방글라데시, 볼리비아 등 다섯 개 ICC 회원국들이 이 같은 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료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지난달 7일 가자지구 인근 키부츠 음악 축제 중에 이스라엘군 헬리콥터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마무드 압바스 PA 수반은 또 “우리 국민이 ‘집단 학살’의 전쟁에 직면해 있다”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하며 “음악 축제에서 끔찍한 학살을 저지른 것은 하마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쟁의 첫 번째 목표는 하마스를 파괴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질을 돌려받는 것이며, 세 번째는 가자 지구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익명의 이스라엘 경찰을 인용해서 음악 축제 현장에 도착한 이스라엘군 헬리콥터가 자국 민간인을 일부 죽였을 수 있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했다. 이에 관해 이스라엘 경찰은 경찰 활동에만 초점을 맞춰 조사하고 이스라엘군 활동은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공격 활동에 따른 민간인 피해는 보고서에 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지상전 과정에서 하마스 대원을 100명 이상 생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하마스 공작원 100명 이상을 체포했다”며 “이 중에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에 넘어와 테러를 자행하고 인질을 잡아간 대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포된 하마스 대원 중에는 해군 특공대 격인 누크바 대원과 로켓 부대원, 저격부대원, 폭발물 전문가 등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대원으로 의심되는 자들을 먼저 조사한 뒤 100명 이상을 이스라엘로 압송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하마스의 지하 터널 및 무기고 위치, 작전 방식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포로 심문을 통해 얻은 최신 고급 정보들은 곧바로 가자 지구 전쟁에 투입된 이스라엘 지상군과 공군 작전에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제연합(UN)은 가자지구 78년 역사상 그 어떤 단일 분쟁보다 더 많은 유엔 구호 요원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기구의 인도주의적 직원들이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폭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극명하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유엔 구호 활동 기구(UNRWA)의 구호 활동가는 한 달여 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 지구에서 총 102명이 사망하고 2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테러 공격으로 최소 1200명을 살해하고 200명 이상의 인질을 잡아갔다.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민간 인프라에 자리잡은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공격했다.

팔레스타인 라말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1만 1180명이 사망했다. 그 중 어린이 4609명을 포함해 유엔 구호 요원도 포함됐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볼커 투르크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지난 한 달 동안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현재 가자지구 포위 공격과 폭격은 팔레스타인 의료 시스템의 거의 완전한 붕괴와 지역 전체의 광범위한 파괴를 포함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시켰다

국제법에 따른 보호에도 불구하고 구호단체, NGO, 언론인, 의료진도 희생양이 됐다.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이날 현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소 42명의 언론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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