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3시간 후 윤곽 예상…'초박빙 승부'에 당선 확정 늦어질 수도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일인 19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투표일인 19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한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최고 140%대의 '살인적' 연간 인플레이션과 40% 안팎의 빈곤율 등 경제난에 허덕이는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임기 4년(연임 가능)의 대통령을 선출하는 결선 투표가 19일(현지시간) 종료했다.

유권자들은 투표 개시 시각인 이날 오전 8시부터 각 투표소에서 자신의 권리인 한 표를 행사했다. 종료 시각(오후 6시)까지 기표하지 못했더라도 그 전에 투표소에 도착만 했다면 투표할 수 있다.

이 나라에서 투표는 18세 이상 70세 미만은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투표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 투표권 자체는 16세 이상에게 주어진다.

이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는 지난달 본선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한 좌파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1) 후보와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려 온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53) 후보가 맞대결을 벌였다.

마사 후보는 본선에서 36.78%의 득표율로 예상을 깨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그는 감세와 복지수당 지급 등 아르헨티나 주류 정치 이념(페론주의)에 기반한 기존 정책을 다듬어 이어가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민통합 정부'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 8월 예비선거(PASO·파소)에서 예상 밖의 1위를 기록한 뒤 본선에서 29.99%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 '괴짜'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허용 등 기존 정치 문법을 거스르는 듯한 공약으로 지지층 결집을 도모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는 무기 밀매 완전 자유화 공약 유보 등으로 중도우파 포섭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지에서는 승자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초박빙 승부를 벌인 것으로 예상한다.

두 후보의 명운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최대 10% 안팎 부동층의 최종 향배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국적으로 대체로 평온한 분위기 속에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밀레이 후보 측에서 "일부 지역에서 예비선거 때 쓰였던 투표용지가 돌아다닌다는 정황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국의 조사를 요청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후보 이름이 모두 인쇄된 용지 내 특정 위치에 도장을 찍는 한국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기표소 내부에 배치된 각 후보 용지 중 지지 후보의 것을 규격 봉투 안에 넣는 방식으로 기표한다. 앞서 이 나라 선거 당국은 예비선거 투표용지를 무효로 간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마사 후보 측에서도 "훼손된 투표용지가 많다"며 관련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고 라나시온 등 현지 매체는 전했다.

결과 윤곽은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함께 개표가 시작된 지 3시간여 뒤인 오후 9시께(한국시간 20일 오전 9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득표율 차이가 근소할 경우 최종 당선인 확정 발표는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당선인은 다음달 10일 취임해 향후 4년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뒤를 잇게 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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