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반대로 진행 더뎌
사업비 1172억원으로 증가
양양군민 대부분 설치 반겨
“주민 의견 수용해서 설치하길”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노선도. (제공: 강원특별자치도청) ⓒ천지일보 2023.11.19.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노선도. (제공: 강원특별자치도청) ⓒ천지일보 2023.11.19.

[천지일보 강원=이현복·김현진 기자] 설악권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설악산 오색삭도(케이블카)가 41년 만에 첫 삽을 뜬다.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 사업은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끝청 하단부까지 3.3km 구간에 총사업비 1172억원(도비 224억원, 군비 948억원)을 투입한다.

시간당 825명을 수송할 수 있는 8인승 곤돌라 53대 설치공사를 2025년 말까지 마무리하고 안전성 등을 점검하는 시험운행을 거쳐 2026년 초 상업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설치 사업은 1982년 10월 최초 계획 입안 이후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는 이유로 환경단체 등의 극렬한 반대로 더디게 진행돼왔다.

하지만 2015년 9월 내륙형 국립공원 삭도 설치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급물살을 탔으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와 행정심판 등 지체와 추진을 반복하다 강원도민의 염원과 열정으로 착공하게 됐다.

이어 2015년부터 시작된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산양서식지와 고산대 식물 등 자연과 생태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와 꼼꼼한 대책을 수립해 지난 2월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했다.

특히 조기 착공을 위해 10개 중앙부처(기관) 등과 4개 분야(재정, 산지, 건설, 공원사업) 14개에 걸친 개별 법령인·허가를 동시에 진행한 결과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완료하므로 조기 착공을 가능케 했다.

또한 2015년 최초 설계 시 사업비가 587억원이었으나, 지방재정투자심사를 위한 재설계 시 물가 상승 등으로 1172억원까지 증가됐다. 국비를 지원받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등 절차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지방재정만으로 조기 준공해 연간 약 1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방침을 전했다.

[천지일보 강원=김현진 기자] 양양군민 숙원사업이던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41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자 이를 환영하는 주민들의 플래카드가 길가에 걸려있다. ⓒ천지일보 2023.11.19.
[천지일보 강원=김현진 기자] 양양군민 숙원사업이던 오색 케이블카 사업이 41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자 이를 환영하는 주민들의 플래카드가 길가에 걸려있다. ⓒ천지일보 2023.11.19.

41년 만에 오색케이블카가 설치된다는 소식에 양양군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김홍기(77, 남, 양양군 남문리)씨는 “양양군이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뚫리면서 큰 경기 도움을 가져왔는데, 오색케이블카만 진작 설치됐더라면 더 큰 경기 활성화가 됐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설치에 들어간다고 하니 아주 기쁘다. 연어, 송이, 서핑과 함께 오색케이블카가 양양을 상징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황현민(35, 남, 양양군 남문리)씨는 “우선 관광객이 더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제일 좋은 것 같다”며 “대청봉을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딱 한 번밖에 가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금방 가볼 수도 있어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기호(43, 남, 양양군 와리)씨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식당을 하는 이들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다소 침체돼 있는 양양 경제에 큰 활기를 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경(51, 여, 양양군 포월리)씨는 “환경단체와도 많이 싸우면서 어렵게 설치에 들어갔는데, 장사하는 이들은 아주 큰 도움이 되겠으나 일반인들은 어떤 도움이 될지는 크게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양양군민으로서 설치를 반기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수용하며 설치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었다.

양성규(64, 남) 오색2리 이장은 “오색 케이블카 설치는 40여년간 추진해왔던 숙원사업”이라며 “이제 공사가 들어가고 설치가 되면 앞으로 오색이 관광산업의 1번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려되는 것은 현재 설치되는 장소가 그냥 올라갔다 내려오면 끝나는 구조라서 실질적인 오색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약수터 등과 함께 어우를 수 있는 코스들이 잘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관계자들이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케이블카 설치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성규 오색2리 이장이 오색 케이블카가 오색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성공적인 설치가 되길 바란다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9.
[천지일보 강원=김현진 기자] 양성규 오색2리 이장이 오색 케이블카가 오색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성공적인 설치가 되길 바란다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9.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시자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올해 첫눈이 오기 전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는데,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41년 인고의 시간을 버텨온 지역 주민과 강원도민들에게 존경심을 표하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진행되는 착공식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오색삭도 하부정류장 예정부지에서 진행된다.

착공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인사, 김진태 강원도지사, 관계기관·단체장, 지역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한다.

또한 김진하 양양군수가 직접 나서 1982년 최초 사업계획 수립 후 41년 동안의 추진 과정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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