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0회 정기총회에서 부총회장으로 각각 당선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이성희 목사(왼쪽)와 합동의 김선규 목사

양대산맥의 100번째 총회 상반된 분위기
통합 ‘다소 신사적’… 합동 ‘바람 잘 날 없네’
두 교단 모두 부총회장 재수에 성공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장로교 대표 3개 교단이 14일 일제히 총회 막을 올리며 새로운 수장 및 내년도의 수장을 선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은 100번째 총회를 가졌으며, 백석과 대신은 통합총회를 가져 통합에 성공했다.

통합 부총회장에는 이성희(연동교회) 목사가 합동 부총회장은 김선규(성현교회) 목사가 각각 선출됐다. 각 교단법에 따라 이들 목사는 내년 총회 전까지 부총회장직을 맡은 뒤 자동으로 총회장을 승계하게 된다.

이번 총회 통합 여부가 최대 관건이었던 예장 백석과 대신은 마침내 통합에 성공함으로써 명실상부 장로교 3대 교단으로 올라섰다. 통합된 교단명칭은 대신으로 결정했고, 총회장에는 백석 총회장인 장종현 목사가 추대됐다.

전반적으로 예장 통합은 별다른 소동 없이 진행됐으나 합동과 백석·대신은 마찰을 빚는 소동이 벌어졌다. 합동은 선거 과정과 노회 소속 분쟁 등으로, 백석·대신은 통합을 반대하는 일부 총대들의 반대로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각각 시작부터 삐걱대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장로교 대표 양대산맥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과 합동이 14일 일제히 100번째 총회를 진행했다. 통합은 비교적 별다른 소동 없이 진행된 반면 합동은 총회 장소 입구부터 갖가지 피켓 시위가 벌어져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성희 목사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

충북 청주 상당교회(정삼수 목사)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이성희(연동교회) 목사는 전체 1460표 가운데 무려 1200표를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문원순(서울승리교회) 목사를 제치고 가볍게 당선됨으로써 재수에 성공했다. 이성희 목사는 2010년 선거에서 박위근 목사에 불과 27표 차이로 뒤져 낙선한 바 있다.

이성희 목사는 총회 연금재단 문제를 비롯해 동성애, 이슬람, 이단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채영남 목사가 총회장 자동승계를 받은 가운데 새 임원에는 서기 최영업 목사, 부서기 박노택 목사, 회록서기 김순미 장로, 부회록서기 김의식 목사, 회계 이종만 장로, 부회계 신용식 장로가 각각 임명됐다.

예장 통합 최대 안건이었던 ‘불법 고리대부업’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연금재단 문제에 대해서는 이사진 전원 5명을 해임하는 것으로 우선 일단락 시켰다. 그러나 연금재단 보고에 따라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전병욱 징계’ 등 갖가지 피켓 시위

대구 동구 반야월교회(이승희 목사)에서 진행된 합동 총회는 장소 입구에서부터 피켓 시위가 벌어지면서 요란스러웠다. 성추행 논란을 빚은 전병욱(홍대새교회)의 징계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가 예상대로 벌어졌으며, 지방신학교 신대원생들은 총회신학원 학비가 과하다는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였다.

또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 지지 세력은 “한서노회분립위원회가 제자교회를 한서노회에 소속시켜 분립하려고 한다”고 반대의 입장을 어필했다. 이들은 제자교회가 아직 노회 소속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서노회에 소속될 수 없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소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회순을 채택하고 선거에 돌입하려는 순간 노회 소속 관련 분쟁과 관련해 평동노회의 회원권을 놓고 수십 분간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찬반 투표 끝에 평동노회에 회원권이 없다고 결론나면서 소속 목사로 부총회장 후보로 출마했던 장대영(수도중앙교회) 목사가 피선거권을 박탈당해 일순간에 후보에서 제외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제비뽑기 없이 곧바로 투표가 진행됐다. 이후에는 별다른 마찰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김선규(성현교회) 목사가 930표를 얻어 516표에 그친 김종준(꽃동산교회) 목사를 제치고 부총회장에 당선됐다. 김선규 목사 역시 재수였다. 6년 전 총회에서 김삼봉 목사와 제비뽑기에서 탈락한 바 있다. 부총회장에 당선된 김 목사는 줄곧 강조해온 농어촌 미자립교회 지원, 교단의 정통신학 재정립 등을 진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네 명의 후보가 올라 온 부서기 선거에서는 서현수(송천서부교회) 목사와 윤익세(아산사랑의교회) 목사가 제비뽑기 끝에 최종 후보에 선출됐고, 이어진 선거에서는 서현수 목사가 927표를 얻어 신임 부서기에 선출됐다.

장로부총회장에는 신신우(광주동명교회) 장로, 서기에 이승희(반야월교회) 목사, 회록서기에 김동관(수원안디옥교회) 목사, 부회록서기에 김정설(광음교회) 목사, 회계에 이춘만(부광교회) 장로, 부회계에 양성수(신현교회) 장로 등이 각각 선출됐다.

◆백석·대신, 통합은 했다만…

예장 백석과 대신은 경기 화성 라비돌리조트 1층 그랜드볼룸에서 통합총회를 개최해 통합 협상을 진행한 지 17년 만에 통합을 이뤘다. 대신은 통합총회에 앞서 통합과 관련한 안건을 처리한 뒤 통합총회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를 반대하는 일부 총대의 시위로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 교단은 교단 통합을 위해 지난 8개월 동안 10차례가 넘는 회의를 가지면서 신학노선과 목사 자격, 노회구성, 윤리규정 등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결국 이날 통합에 도달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대신은 모든 총대들이 인정하는 통합을 만들지 못해 오점을 남겼다.

통합교단명은 대신으로 정했으며, 총회장에는 백석 총회장인 장종현 목사가 추대됐다. 통합 대신은 종교인 과세와 이슬람 확산,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 반대, 역사교과서 왜곡 등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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