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국방장관 “시리아 이란 혁명수비대 무기 저장시설 공격”
“시리아·이라크 내 미군 기지, 지난달 초부터 40차례 공격받아”

(출처: EPA, 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연설을 티비로 지켜보고 있다.
(출처: EPA, 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연설을 티비로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연계 시리아의 군사 시설을 연달아 타격했다. 반면 이란과 연계된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러시아산 대함 미사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군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그 산하 부대가 사용하는 시리아 동부의 한 시설에 공격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습에서 F-15 전투기 두 대가 무기 저장시설을 타격했으며, 이는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에 가해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공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며 “미군에 대한 이란 대리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미국의 MQ-9 드론이 이란과 연계된 후티 반군에 의해 예멘 근처에서 격추됐다.

지난달 17일에도 이라크에 위치한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두 건의 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중동지역 주둔 미군에 대한 첫 공격이었다.

미국은 이슬람국가(IS)의 부활을 막기 위해 시리아에 900명, 이라크에 2500명의 병력을 파견해 2014년부터 양국을 상당 부분 장악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이 표적이 돼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초부터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군에 의해 시리아와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가 최소 40차례 공격을 받아 45명의 미군이 외상성 뇌 손상이나 경상을 입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지난달 26일 IRGC가 사용하는 시설 2곳을 공격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인 하마스,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등을 억제하기 위해 항공모함 2척을 포함해 전함과 전투기를 이 지역에 파견했다. 이 지역에 추가된 병력의 수는 수천명에 달한다.

외신은 미군이 이란 지원으로 의심되는 단체들의 공격이 증가하는 동안 미국 주둔군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군인 가족들을 대피시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스라엘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에 있는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스라엘이 아크라바와 사이야다 자이나브 근처에 있는 헤즈볼라 거점을 타격해 시리아인이 아닌 친이란 무장단체 전투원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어 “이스라엘은 또한 시리아 남부 스웨이다에 있는 레이더 기지도 공습했으며 시리아군이 방공망을 가동해 공격을 저지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또한 친이란 정권이 장악한 시리아로부터의 로켓 공격에 대응 공습을 하고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공항을 여러 차례 선제공격해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편 이날 이란과 연계된 헤즈볼라 무기고에 정통한 소식통은 외신에 헤즈볼라가 사거리 300㎞(186마일)의 러시아제 야콘트 미사일을 포함해 크게 강화된 대함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사이드 하산 나스랄라는 최근 연설에서 “지중해에 있는 미국 군함은 우리를 겁주거나 위협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당신들(미국)의 함대를 위협할 무언가를 준비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같은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의 위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이자,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헤즈볼라가 대함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헤즈볼라의 능력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쟁이 레바논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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