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개관, 관람객 맞이해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1.09.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1.09.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조선왕실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사고본’이 110년만에 원래 있던 자리에 원본으로 돌아온다.

9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의 오대산사고본 원본을 원 소장처였던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으로 돌려보낸다고 밝혔다. 실록과 의궤의 보관·전시를 위해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 설립돼 12일 정식 개관한다.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시대 제1대 왕 태조로부터 제25대 왕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다. 지난 1973년, 2007년, 2019년에 국보 지정됐다.

조선왕조의궤는 조선 왕실 행사의 준비 및 시행, 사후 처리과정에 대한 기록한 것으로, 2016년에 보물로 지정됐다. 

전시관 내부 ⓒ천지일보 2023.11.09.
전시관 내부 ⓒ천지일보 2023.11.09.

◆오대산사고(조선왕실)→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으로

조선시대 지방 외사고 중 하나인 오대산사고에 보관 중이던 실록과 의궤는 당대 기록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일제강점기인 1913년 실록 전량과 의궤 일부가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민간과 불교계,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2006년과 2017년에 실록이, 2011년에 의궤가 각각 국내로 환수됐다. 현재 오대산사고본 실록은 75책, 환수된 의궤는 82책이 전해진다.

실록과 의궤는 국내로 환수된 이후 줄곧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됐다. 원 소장처인 오대산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지역의 오랜 염원에 따라 문화재청이 오대산에 설립한 실록박물관에서 소장, 관리하게 됐다. 박물관 건물은 기존 월정사 성보박물관에서 운영했던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새 단장해 사용하게 됐으며, 총 면적은 3537㎡로, 지상 2층 규모이다.

전시관 내부 ⓒ천지일보 2023.11.09.
전시관 내부 ⓒ천지일보 2023.11.09.

◆편찬부터 환수까지 한눈에 만난다

실록박물관은 실록의 원본을 상시로 직접 볼 수 있다. 실록과 함께 오대산사고본 의궤 원본도 전시된다. 박물관은 관련 유물 1207여 점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수장고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실감형 영상관 등 다양한 공간들로 구성됐다.

이번에 우선 개관하는 공간은 상설전시실이다. 총 3부로 구성됐으며, 오대산사고에 보관했던 실록과 의궤의 편찬과 분상(分上)부터 일제강점기인 1913년에 반출된 후 110년 만에 본래의 자리인 오대산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을 살펴보면서, 국외 반출 문화유산 환수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전시관 내부ⓒ천지일보 2023.11.09.
전시관 내부ⓒ천지일보 2023.11.09.

전시 1부 ‘깊은 산속에 품은 조선왕조의 역사, 오대산사고’에서는 조선왕실의 기록물 생산과 보관, 외사고의 역사, 오대산사고의 입지와 운영에 관한 내용을 소개한다. 외사고 전각에 걸었던 ‘실록각(實錄閣)’ ‘선원보각(璿源譜閣)’ 현판 등을 전시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영상, 그림, 사진, 지도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오대산사고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2부 ‘조선왕조실록, 역사를 지키다’에서는 태조부터 철종대까지의 472년간의 기록인 실록의 편찬과정을 오대산사고본 ‘성종실록’ ‘중종실록’ ‘선조실록’ ‘효종실록’과 함께 살펴본다. 오대산사고본은 1913년 동경제국대학으로 반출되었다가 1932년, 2006년, 2017년 세 차례에 걸쳐 돌아왔다. 이 중 ‘성종실록’과 ‘중종실록’은 최종 교정쇄본을 정본 대신 봉안한 유일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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