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 인공재배법으로 빠른 회복 가능해져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송이 감염묘에서 발생한 송이버섯.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천지일보 2023.11.08.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한 송이 감염묘에서 발생한 송이버섯.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천지일보 2023.11.08.

[천지일보 강원=이현복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배재수)은 강원도 고성 산불피해지에서 16년 만에 송이버섯 인공 재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척박한 환경의 산불피해지에서 송이를 인공 재배한 첫 사례이다. 일반적으로 산불피해지에서 소나무림이 조성되고 다시 송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996년 발생한 고성 산불피해지에 산림생태계 변화 연구 모니터링 시험지 70ha를 1997년에 조성했다.

이후 2007년, 송이 재생산을 위한 소나무림을 시험지 내에 조성하고 홍천에서 육성한 송이 감염묘를 시험지에 옮겨 심었다.

이때 사용된 ‘송이 감염묘’는 기존 송이산에 어린 소나무를 심어 뿌리에 송이균을 감염시킨 후, 송이가 발생하지 않는 소나무림에 옮겨심어 송이 발생을 유도하는 핵심 기술이다.

시험지에 감염묘를 이식한 지 16년이 지난 올해 송이가 처음 발생하였는데, 국립산림과학원의 분석 결과 고성에서 발생한 송이균 DNA와 홍천 감염묘의 송이균은 유전적으로 동일했다. 반면에 감염묘를 이식하지 않은 주변 지역에서는 송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송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소나무, 송이균, 토양 등의 입지환경이 맞아야 하는데, 이번 사례를 통해 산불로 척박해진 환경에서 감염묘를 이용한 송이의 인공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산불로 송이산이 소실된 곳에 다시 소나무를 심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으나, 송이는 산촌 주민의 주요 소득원이기 때문에 산불피해지 복원 시 소나무 조림을 희망하는 주민이 많다. 따라서 민가나 기간 시설 등과 떨어진 곳에 송이균을 포함한 소나무를 심으면 산불 피해를 방지하면서 주민의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원 고성 산불피해지에 조성된 송이 감염묘 시험지역.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천지일보 2023.11.08.
강원 고성 산불피해지에 조성된 송이 감염묘 시험지역.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천지일보 2023.11.08.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연구과 가강현 연구관은 “송이 감염묘 이식을 통해 송이산 산불피해지의 복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송이 생산지 확대와 임업인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송이 인공재배법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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