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터널 무력화
“가자시티, 내부에서 작전 중”
바이든 ‘사흘 휴전’ 제안 거절
“인질 석방 없이는 휴전 없다”

이스라엘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가자시티 깊은 곳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습, 지상전에 파괴되는 가자시티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가자시티 깊은 곳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습, 지상전에 파괴되는 가자시티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한 가운데 전쟁 이후 가자지구 처리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전쟁 후 ‘가자지구를 누가, 어떻게 통치하느냐’를 놓고 양국 사이에 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일일 언론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이스라엘을 위해 좋지 않다고 여전히 믿는다”면서 “우리는 전쟁 후 가자지구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스라엘 측과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ABC 뉴스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기한 가자지구의 전반적인 안보를 책임질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미국 측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집권세력 하마스 축출이라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면 하마스 이외의 다른 팔레스타인 정당 등에 가자지구의 통치를 맡겨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안보 책임을 지니지 않았을 때 (하마스 공격 등)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하마스 축출’ 이후에도 가자지구에 새로운 통치 체제가 결정될 때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한 민간 인명 피해를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휴전은 없다”고 거듭 천명하며 기습공격으로 전쟁을 일으킨 하마스 소탕 의지를 재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가자시티는 포위됐다”며 “우리 군이 그 안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매일 매시간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시티는 팔레스타인이 통제하는 가장 큰 도시로, 가자지구의 핵심 지역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가자시티 깊은 곳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가 그곳 벙커 안에 갇혀 있다고 전날 밝혔다.

그동안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에 나선 군부대의 정확한 위치를 공개하지 않은 점에 반해 이날 총리가 가자시티를 언급하며 보병 전력의 작전 투입 사실까지 브리핑한 것은 사실상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보안 소식통은 외신에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미로 터널을 찾아 무력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다음 전쟁 단계를 시작하고 있으며 완료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천명의 테러리스트들이 지상과 터널에서 제거됐으며, 지상전을 통해 하마스 지휘부와 진지, 땅굴 등 다수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인질들의 석방 없이는 휴전도, 연료 반입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북부 국경 너머 레바논 남부에서 포격 등 도발을 지속하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해서는 “헤즈볼라가 참전한다고 결정한다면 이는 매우 큰 실책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사흘간 교전중단을 촉구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이날 전했다. 이 기간 하마스는 인질 10∼15명을 석방하는 한편, 모든 인질의 신원을 검증한 뒤 명단을 제공하도록 한다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 제안의 요지였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의도를 신뢰하지 않으며, 그들이 인질과 관련한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지상전을 확대하고 있는 가자지구에 무자비한 폭격을 가해 1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거의 2만 60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유엔 팔레스타인 구호사업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가자지구 전체 사망자의 67%가 여성과 어린이였으며 수천명이 부상을 입었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성명에서 “가자지구가 어린이들의 무덤이 됐다”고 말하며 이스라엘군의 대응을 비난했다.

이스라엘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가자시티 깊은 곳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당나귀 수레 끌고 피란을 가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시가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를 소탕하기 위해 가자시티 깊은 곳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당나귀 수레 끌고 피란을 가고 있는 모습 (출처: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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