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 피해 우려해 공개 신중
물렸을 땐 일반의약품 사용
긁거나 침 바르면 증상 악화

인천시가 최근 찜질방서 빈대가 출현함에 따라 내달 8일까지 찜질시설 목욕장 및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시·구 합동 위생점검을 실시한다. (제공: 인천시청) ⓒ천지일보 2023.11.03.
인천시가 최근 찜질방서 빈대가 출현함에 따라 내달 8일까지 찜질시설 목욕장 및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시·구 합동 위생점검을 실시한다. (제공: 인천시청) ⓒ천지일보 2023.11.03.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최근 학교 기숙사, 숙박시설, 목욕장 등에서 빈대로 인한 전국적인 피해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7일부터 ‘전국 빈대 합동 상황판’을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주로 출몰하는 빈대가 그간 빈대 박멸에 사용한 살충제에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어 대체 살충제 사용까지 검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서 보고 받은 빈대 의심신고 건수 및 사실 여부, 대처 상황 등을 토대로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종합 현황판을 만들어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해당 시설 현황 공개 여부는 2차 피해를 우려해 신고를 꺼리는 분위기라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지는 않지만, 과거 국민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해충으로 꼽혔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국내에선 자취를 감췄는데, 최근 살충제의 내성이 생긴 빈대가 프랑스 등에서 확산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입국이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빈대에 물리면 가려움증과 이차적 피부 감염증 등을 유발하는데, 반응이 나타나기까지 최대 10일이 걸린다. 빈대에게 물린 부위의 가려움과 통증을 없애려면, 일반적으로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물린 부위를 긁거나 침을 바르면 2차 감염으로 인해 피부염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살충제 저항성 띤 최근 빈대

최근 출현 빈도가 잦는 빈대는 그간 빈대 박멸에 사용한 살충제에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어 대체 살충제 사용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5일 기준으로 서울시 각 자치구와 구 보건소에 들어온 빈대 신고 건수는 17건에 달한다.

질병청은 전날 방역전문가, 해충 방역업체 관계자들과 국내 빈대 유행 상황에 대해 논의한 뒤 “전 세계적으로 빈대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빈대가 살충제에 저항성을 보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 주로 출몰하는 빈대는 반날개빈대와 일반 빈대인데, 이들 모두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나타내 살충 효과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는 국내에서 빈대 박멸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제이지만, 빈대가 이 약제에 저항성을 나타내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외국에서는 이미 저항성 문제 때문에 다른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대체 살충제 사용 검토를 환경부와 적극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해충 방역업체 관계자들은 지난달부터 숙박업소 등에서 빈대 관련 민원 신고가 많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실제 빈대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예방 차원에서 방역하는 경우도 있고, 작년에도 빈대 관련 신고로 많은 숙박업소를 관리했다”며 “빈대가 올해 갑자기 국내에 출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해충 방역업체들이 숙박업소 등에서 채취한 빈대 샘플을 받아 종류·특성을 분석하고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