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고령 후보 사망·트럼프 감옥·전쟁 장기화·제 3후보”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 흐름 기조 강화 전망

(AP=뉴시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실시한 2024년 미 대선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중도 하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일 미네소타주에서 연설하는 모습
(출처: AP, 뉴시스) 뉴욕타임스(NYT)가 시에나대와 함께 실시한 2024년 미 대선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선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중도 하차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일 미네소타주에서 연설하는 모습

[천지일보=방은 기자] 2024년 미국 대선을 1년 앞둔 가운데 이번 대선은 여느 때보다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주요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에 따른 고령 논란, 트럼트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 의한 수감 여부, 전쟁 장기화 영향, 무소속 후보의 돌풍 조짐 등이 그것이다.

지난 역사가 말하듯이 1년 안에 대선 판도를 뒤흔드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1979년 인질 위기로 인해 지미 카터 대통령이 재선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2020년에는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으로 미국 대선의 결과가 바뀌었다. 이에 따라 영국 BBC는 미국 대선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4대 변수에 따른 경우의 수를 자세히 살펴봤다.

먼저 양당의 주요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82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로 모두 70세를 넘긴 고령이다. 이에 따라 두 후보 중 하나가 선거일 전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 만약 두 후보 중 하나가 선거일 전에 사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점으로 지금부터 내년 초에 이상이 생기면 큰 문제가 없다. 후보를 교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각 주에서 예비 투표를 마무리하고 사고가 발생한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선서를 하지 못하더라도 죽어서도 선거에는 출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2000년 멜 카나한이 미국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다. 그는 선거 유세 행사에 참석하러 가던 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지만 당선됐고, 그의 미망인 장 카나한이 2002년 보궐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남편 대신 재직했다. 향후 유력 후보가 대선 캠페인 도중 사망한다면 이같은 전례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 만약 당선된 후보가 선거일 이후, 취임식 전에 사망하면 부통령이 대신 취임한다. 이후 부통령은 새로운 부통령을 지명해야 하고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음은 트럼트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 따른 결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4차례의 개별 재판에서 91건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판결을 선거 이후로 미루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미국 사법부는 내년 선거 전에 판결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여러 의혹이 무죄로 결론이 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고 감옥에 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그는 감옥에 가더라도 대선에 출마할 수 있고, 옥중 당선될 수도 있다. 중범죄자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 100년 전, 한 후보는 감옥에서 거의 백만 표를 얻었던 사례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약 당선되면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해방될 것이다. 미국 헌법은 의회 탄핵을 제외하고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다. 미국이 이들 전쟁에 지원하고 있는 만큼 전쟁이 장기화하면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이 해외 전쟁에 많이 개입할수록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것에 분노한 젊은 민주당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변수로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대선 주자였던 그가 내년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나섬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치 구도에 변수가 생겼다. 여론 조사 결과, 그는 민주당 유권자의 약 20% 지지를 얻고 있다.

미국 대선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1년 뒤 한국의 안보나 경제 환경도 크게 바뀔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 재집권 시 한국의 대미 관계는 지난 4월 양국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기반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게 일반이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경우 첫 번째 임기 때처럼 동맹국에 방위 분담 확대를 요구하고 특히 한국에게는 압박 차원으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다만 미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자국 제조업 부활과 자국 중심의 첨단기술 공급망 재편 등 ‘미국 우선주의’ 흐름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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