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에도 80% 지지율
“출마 시 대결할 적수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상황 가운데서도 내년 대통령선거에 다시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내년 대선까지 승리하면 2030년까지 장기 집권을 누리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가장 위험한 시기에 러시아를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결정이 내려졌다. 푸틴은 출마할 것”이라고 전했다. 크렘린궁(대통령실)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도 푸틴 대통령의 고문들이 그의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른 소식통들도 그의 대선 출마 결정이 내려졌다고 거듭 확인해줬다.

정계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이 평생 집권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지금까지 재선 출마 계획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지 정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다시 출마한다면 선거에서 그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라이벌은 없다고 본다. 그동안 눈엣가시 같은 정적들을 정리해가며 전쟁 중에도 80%의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큰 반대 목소리나 그와 대결할 만한 적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99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직을 물려받은 푸틴 대통령은 이미 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 독재자 이후 다른 어떤 러시아 지도자보다 오랜 기간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그는 냉전 기간 중 브레주네프의 18년 임기를 넘어섰다.

푸틴 대통령이 초장기 집권의 길을 가더라도 그 앞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먼저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상황이 가장 심각한 도전이다. 우크라전은 지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서방과의 가장 큰 대결을 유발했으며, 그 결과 서방의 제재는 수십 년 만에 러시아 경제에 가장 큰 충격을 가져왔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고 루블은 추락했다. 러 정부의 예산안 초안에 따르면 국방비는 내년도 러시아 총예산 지출의 1/3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가장 큰 위협은 지난 6월 바그너 용병 그룹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발생했다. 모스크바 목전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푸틴 대통령의 리더쉽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주민이 24일(현지시간) 철수 준비 중인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병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주민이 24일(현지시간) 철수 준비 중인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병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후 푸틴 대통령은 이를 인식한 듯 무장봉기를 진압한 직후 보안군의 핵심 근거지인 군대와 모스크바 외곽 지역을 두루 돌며 민심을 챙기는 등 지지기반을 다져왔다.

현재 프리고진 바그너 대표가 헬기사고로 사망한 채 발견된 이후 바그너 그룹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바그너 사태가 정리된 후 최근 몇 달 동안 푸틴 대통령은 수많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민심을 챙겨나가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출마설과 관련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대통령실)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도 발표된 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사진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AP, 연합뉴스)
사진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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