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제재는 추가 문제를 만들 뿐”… 외교관들 “오히려 서방이 손해”
‘바그너, 헤즈볼라에 방공망 제공계획’ 보도엔 “근거 없어” 일축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출처: 로이터 = 연합뉴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출처: 로이터 = 연합뉴스)

러시아는 미국의 추가 제재에도 자국은 타격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물론 제재들은 추가 문제들을 야기한다”며 “그러나 거듭 말하건대 우리는 제재들에 적응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미국이 러시아 정부를 도운 혐의로 개인 37명과 법인 192개를 제재 명단에 새롭게 올린 것에 대해 논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 제조, 건설 등 분야를 막론하고 러시아 기업들이 제재에 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제재 대상이 될 경우의 계획을 수립해 놓았다고 덧붙였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도 이날 ‘채널1’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새로운 대러 제재를 발표했지만 “우리 경제는 성장하고 있다”며 타격받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토노프 대사는 이런 제재로 러시아보다는 서방 국가가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유럽연합(EU)도 대러 경제 제재로 약 1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며 “이는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했을 때의 수치”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방공 시스템을 보낼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바그너그룹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일축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미국 관리들이 바그너그룹이 헤즈볼라에 방공망을 제공하는 첩보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그런 단체(바그너그룹)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며, 이 단체에 관한 보도들은 일반적으로 어디에도 근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은 자국 내 용병기업을 금지하는 법에 따라 바그너그룹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군과 미군이 비상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만약 실제로 무엇인가에 근거한 일이 있다면 그들(미군)은 언제나 우리 군에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오는 4일 모스크바에서 개막해 내년 4월까지 열리는 ‘러시아’ 전시 행사에 푸틴 대통령이 방문할 계획이 있으나, 방문 시기는 적절한 계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푸틴 대통령이 이 행사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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