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매출 67.4조·영업익 2.4조… 모바일·디스플레이 실적 버팀목
메모리 회복세 기대… 올해 시설투자 연간 사상 최대 53.7조 예상

삼성전자 서초사옥. ⓒ천지일보DB
삼성전자 서초사옥.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3조 7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분기 적자 중 가장 작은 규모다. 메모리 감산에 따른 고정비가 늘어난 탓에 반도체 적자가 기대만큼 크게 줄지는 않았지만, 모바일과 디스플레이가 예상 밖 선전으로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67조 4000억원, 영업이익 2조 4300억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21%, 77.6% 줄었다. 다만 직전 분기에 비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3%, 264.04% 증가했다.

메모리 적자 폭이 축소되고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이 예상을 웃돌며 올해 처음으로 조(兆) 단위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앞서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6402억원과 668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 7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3개 분기 연속 반도체 적자로, 상반기 적자(8조 9400억원)를 포함하면 올해 낸 반도체 적자만 12조 6900억원이다. 다만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출하량 증가 등으로 전 분기(-4조 3600억원)보다는 적자 폭을 6000억원가량 줄였다.

DS 부문의 3분기 매출은 16조 44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는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이중데이터전송5), LPDDR5x(저전력 DDR5x)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일부 판가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축소됐다.

시스템LSI는 주요 응용처의 수요 회복 지연과 재고 조정으로 부진했다. 파운드리는 라인 가동률 저하 등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졌으나, 고성능컴퓨팅(HPC) 중심으로 역대 최대 분기 수주를 달성했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에 마련된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5·폴드5’ 체험존을 찾은 고객이 화이트Z 캐릭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3.09.10.
에버랜드 블러드시티에 마련된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5·폴드5’ 체험존을 찾은 고객이 화이트Z 캐릭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3.09.10.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3분기 매출은 44조 200억원, 영업이익은 3조 73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5·폴드5와 태블릿, 웨어러블 제품 등 3분기 신제품이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며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의 경우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도 네오 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네트워크는 통신사업자의 투자 감소로 북미 등 주요 해외 시장 매출이 감소했다.

전장 사업 자회사인 하만은 고객사 수주 증가 등으로 3분기 매출 3조 8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을 기록,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SDC)의 매출은 8조 2200억원, 영업이익 1조 9400억원으로 중소형 패널의 이익이 전 분기 대비 대폭 증가했다.

4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한층 뚜렷해지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로 정상화된 가운데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되고 전 분기 대비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HBM3E D램.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3.10.22.
삼성전자 HBM3E D램.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3.10.22.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2.9%, 1년 전보다 23.7%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DDR5와 LPDDR5x, HBM3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기술 리더십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생성형 AI(인공지능) 수요 증가에 맞춰 HBM3 양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평택 반도체공장 3기가 초기 가동 중이며 이를 기반으로 DDR5, LPDDR5x, UFS 4.0 등 신규 인터페이스 수요 증가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생성형 AI 확산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내년 HBM 공급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올해 대비 2.5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며 “해당 물량에 대해 주요 고객사들과 내년 공급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차세대 HBM인 ‘HBM3E’의 양산에 들어간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사장도 “HBM 2.5D 패키징 중심으로 공급 능력을 신속하게 확대하고 추가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증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MX는 연말 성수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폴더블 신제품과 S23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고, VD는 네오 QLED, 98형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군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에도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시설투자액은 11조 4000억원이다. 사업별로는 DS 부문 10조 2000억원, 디스플레이 7000억원 수준이다. 3분기 누계로는 36조 7000억원이 집행됐다. 이 가운데 DS 부문은 33조 4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 6000억원 수준이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DS 47조 5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 1000억원 등 약 53조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연간 최대 수준의 시설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