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통과뒤 바닥에 쓰러지기도
틈틈이 몸 만들며 이번 대회 준비
방화복 분야 1등은 윤바울 소방관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평소 재난 현장에서 인명구조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전국소방공무원들이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해운대구 엘시티 랜드마크동에서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아침 천지일보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전국에서 모인 수백명의 소방관들은 방화복을 입고 대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색깔의 방화복을 입은 행렬은 마치 의기투합하듯 단합된 모습을 보이며 이번 대회 기대감을 높였다.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초고층 건축물이 가장 많은 부산의 해운대 엘시티 정상을 오르며 소방관들의 체력증진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아울러 안전한 대한민국 만들기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간절히 기원하며 작년에 이어 2년째 열게 됐다고 부산소방본부는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지난해보다 참가자가 많아 어떤 기록들이 나올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서 방화복 분야 1위를 차지한 충북 청주동부소방서 소속 윤바울 소방관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서 방화복 분야 1위를 차지한 충북 청주동부소방서 소속 윤바울 소방관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전국의 소방공무원 895명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더 많은 소방관들이 참가를 신청했으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부득이 인원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영예의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충북 청주동부소방서 소속 윤바울 소방관이 차지했다. 윤 소방관은 “이번 대회를 위해 마라톤 대회도 참가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했다”며 “다음 달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가 결정되는데 부산에서 꼭 유치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최고령 참가자로 화제를 모은 대구 중부소방서 소속 서정관 소방관은 “젊은 소방관들과 함께하며 뜻깊은 체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화재 진압대원으로서 체력 강화에 더욱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한 소방관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결승선을 통과한 소방관들은 완주를 기념해 인증 사진을 찍거나 긴장이 풀린 듯 바닥에 누워 호흡을 가다듬기도 했다.

경북포항북부소방서 소속 박지훈 소방관은 “올라가면서 앞 사람들을 제치며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70층에 다다를 때는 다리가 후들거렸다”며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 이 악물고 버텼다”고 전했다.

인천검단소방서 소속 임성률 소방관은 “헬스와 5㎞ 달리기를 통해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결승선을 통과할 때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전국소방공무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전국소방공무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남자친구가 소방관이라 참가하게 됐다는 이색 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창원소방본부 마산소방서 소속 권이슬 소방관은 “남자친구가 소방관이라 같이 참여하게 됐다”며 “3년 만에 방화복을 입었더니 힘들었다. 대회를 앞두고 운동 강도를 높이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서포터즈로 활동 중인 정아람 아람다움 대표는 “남자친구가 소방관이라 평소 현장에서 수고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참가를 결정했다”며 “80층 넘어갈 때 최대 고비가 찾아왔는데, 앞서가는 분들을 생각하며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소방관들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바닥에 누워 쉬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소방관들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바닥에 누워 쉬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25.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동 1층에서 100층까지 계단 2372개를 올라가는 이번 경기는 경쟁 부문 3종목과 비경쟁 부문 1종목으로 펼쳐졌으며 경쟁 부문은 방화복과 간소복 차림의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진행했다.

한편 방화복 분야 가장 빠른 기록은 21분 03초(충북 청주동부소방서 윤바울), 간소복 분야 가장 빠른 기록은 15분 37초(경기도 일산소방서 변정원)로 나왔다. 작년 최고 기록은 방화복 23분 48초, 간소복 14분 57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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