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서 평화 정상 회담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카이로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가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2023.10.22.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카이로 평화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가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2023.10.22.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중동에서 확전의 전운이 짙어지는 가운데 세계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에 인접한 이집트에 모여 종전 방안을 모색해봤지만, 이렇다 할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갔다.

21일(현지시간) 중동 국가들과 서방,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카이로에 모여 전쟁 해법을 논의했으나, 교전국인 이스라엘을 비롯한 미국 고위 관계자들의 불참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알자지라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이 이날 전했다.

정상회의에는 유엔(UN)과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와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그리스 등 서방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인접한 요르단과 카타르·쿠웨이트 등 중동,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12개국 이상이 참여했다.

이번 회담을 주최한 이집트는 각국에 평화를 추구할 것과 수십 년 동안 이어온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재개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회담은 공동 성명 없이 종료됐다. 외신은 회담에 참석한 외교관들이 종전에 낙관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아랍 국가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을 비난하면서 즉각적인 공세 중단을 요구했지만, 서방은 인도주의적 구호와 같은 지원 방안에 목소리를 내며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에 압둘라 2세 요르단 왕은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100만명 이상의 집을 잃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세계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전쟁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아랍 세계가 듣고 있는 메시지는 팔레스타인의 생명이 이스라엘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그리고 이스라엘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벌어지는 전쟁 행위에 일침을 가했다.

또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는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인들이 난민이 되거나 그들의 땅에서 쫓겨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프랑스는 가자 지구로의 인도적 구호로 이끌어질 수 있는 휴전을 요구했고, 영국과 독일은 이스라엘 군대에 자제를, 이탈리아는 확전만은 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자 그간 중동 정세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미국은 카이로 대사만 파견했으며, 공식 석상에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목표는 “각국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평행선만 달리면서 국제기구 대표자의 발언을 무색게 했다.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카이로 평화 정상회의'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오른쪽) 이집트 대통령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2023.10.22.
21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카이로 평화 정상회의'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오른쪽) 이집트 대통령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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