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만 구성된 유통 조직
약 300억원 필로폰 9㎏ 압수
지난 10일, 3개국 조직 검거

경찰 마크. ⓒ천지일보DB
경찰 마크.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우리나라가 다국적 마약 밀수·유통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 국제연합 마약조직이 경찰에 검거되는 한편, 이번에는 6개국에서 마약을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조선족 마약조직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등과 연계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현재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총책 A(42)씨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 등 마약류를 국내에 밀수입하고 유통한 8명과 매수·투약자 28명 등 37명을 검거하고 그중 밀수입 책 등 8명을 구속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A씨 등 2명에게는 인터폴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시가 300억원 상당의 필로폰 9㎏을 압수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조선족으로만 구성된 판매책들이 수도권 일대에 필로폰을 대량 유통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마약 위장거래를 통해 운반책인 ‘드롭퍼(dropper)’를 검거한 뒤 유통책 및 매수·투약자를 순차적으로 체포해 나갔다.

총책 A씨는 중국 국적 남성으로, 지난 2019년 4월 필로폰 수수 등 혐의로 국내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 중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당시 A씨는 국내에 체류하면서 국내 마약류 유통 시장에 대해 알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아내, 처조카, 고향친구 등 조선족으로만 구성된 점조직 형태의 범죄집단을 결성하고 국내에 마약류를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태국, 미국, 중국, 필리핀 등 6개국 밀수 총책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밀수 총책은 지난 4월 ‘강남 마약음료 사건’에 이용된 필로폰을 제공한 인물로 추정된다. 경찰은 중국 총책에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A씨의 배우자 B씨는 ‘강남 마약음료 사건’ 총책의 지시를 받고 마약 1㎏을 판매한 혐의로 현재 수원 중부경찰서에 구속돼 조사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처음부터 마약류 범죄를 목적으로 조직을 결성했다고 보고, 형법상 범죄집단 구성 및 가입·활동죄를 적용했다. 이들은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마약을 밀수해 팔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파악된 마약 종류만 해도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이다. 이들은 과일 통조림 캔, 자전거 안장, 야구배트, 속옷 등에 마약을 숨겨 마약을 들여왔다. 대금은 위챗페이 등으로 지급해 자금 추적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캄보디아 총책으로부터 받은 불법 수익금인 현금 3억 3400만원 이외 2억 2500만원은 A씨 가족의 아파트 구매 대금으로 지급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8월 29일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몰수보전 인용 결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약 25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나무 도마 등을 이용해 국내로 대량 밀반입해 일부 유통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 총 26명이 검거됐다. 이들의 범행은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 조직이 각각 제조·밀반입, 운반·보관, 유통·판매를 맡은 분업 구조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영화배우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 내사 대상 중 약 투약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35)씨와 연예인 지망생도 포함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