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중계 중인 뉴욕증권거래소 모니터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중계 중인 뉴욕증권거래소 모니터 (로이터/연합뉴스)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지난 7월부터 내리막을 걷던 미국 증시가 미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이후로 국채수익률(시장금리) 증가 추세에 따라 더욱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 화약고가 터져 전쟁이 확전 양상을 보인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20일 (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먼저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86.89포인트(0.86%) 하락한 3만 3127.28로, S&P500지수는 53.84포인트(1.26%) 내린 4224.16로, 나스닥지수는 202.37포인트(1.53%) 떨어진 1만 2983.81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의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5.25~5.50%로 동결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인 2%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경고한 이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기준금리도 16년 만에 최고치 수준을 이어갔다. 이날도 10년물 금리는 4.92%, 2년물 금리는 5.08%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다른 금리의 기준이 된다. 실제 30년물 국채수익률도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모기지 금리도 2000년 이후 23년래 가장 높은 8%에 근접했다.

연준 당국자들이 금리 인하를 두고 올해 안으론 불투명하다는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하방 압력에 힘이 더해졌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2%에 가까워질 때”라며 “내년 말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CNBC에 전했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 전쟁 전운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중동 아랍국들이 반이스라엘·반미로 집결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레바논, 시리아 등 인근 국가로부터 이스라엘을 향한 공습과 이스라엘의 반격 등 확전 우려가 상존하면서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중재에 나선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반쪽 순방’ 지적 속 중동과 유럽 주요국들이 이집트에 모이기로 했지만 교전국인 이스라엘을 비롯한 미국이 불참할 것으로 전해져 지정학적 긴장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기업 실적도 엇갈렸다. 많은 기업들의 이익이 컨센서스에 못 미치면서 S&P의 경우 에너지·기술·소비재·자재·금융·통신·유틸리티 분야 주식들이 1% 이상 줄줄이 떨어졌다.

연준이 올해 12월 회의까지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은 21.8%에 이르고 동결할 가능성은 76.5%로 나타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으며 경제가 이대로 유지된다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미 증시 내림세와 함께 코스피지수도 7개월 만에 24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국내 증시 하락 폭은 전쟁 중인 이스라엘보다 컸다. 지난 9월부터 10월 20일까지 코스닥지수는 17.14%, 코스피지수는 7.09% 떨어졌는데, 이는 동기간 이스라엘 TA35지수 하락 폭인 9.59%보다 큰 것으로 집계됐다.

FOMC 회의 후 기자회견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신화/연합뉴스)
FOMC 회의 후 기자회견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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